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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해의 사자성어 '지록위마' 무슨 뜻?

바람아님 2014. 12. 21. 10:15
교수들이 올 한해를 되돌아보는 사자성어로 '지록위마'(指鹿爲馬)를 꼽았다.

교수신문은 지난 8∼17일 전국의 교수 724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201명(27.8%)이 올해의 사자성어로 '지록위마'를 선택했다고 21일 밝혔다.

지록위마는 사슴을 가리켜 말이라고 부른다는 뜻으로, 남을 속이기 위해 옳고 그름을 바꾸는 것을 비유하는 표현이다. 정치적으로는 윗사람을 농락해 자신이 권력을 휘두른다는 의미다.

지록위마는 사기(史記) 진시황본기에 나오는 사자성어로, 진시황이 죽자 환관 조고가 태자 부소를 죽이고 어린 호해를 황제로 세워 조정의 실권을 장악한 뒤 호해에게 사슴을 바치며 "좋은 말 한 마리를 바칩니다"고 거짓말한 것에서 유래했다.

이 사자성어를 추천한 곽복선 경성대 중국통상학과 교수는 "2014년은 수많은 사슴들이 말로 바뀐 한 해"라며 "온갖 거짓이 진실인양 우리 사회를 강타했다. 사회 어느 구석에서도 말의 진짜 모습은 볼 수 없었다"고 말했다.

구사회 선문대 국어국문학과 교수는 "세월호 참사, 정윤회의 국정 개입 사건 등을 보면 정부가 사건 본질을 호도하고 있다"고 지적했으며, 정민 한양대 국어국문학과 교수는 "정치계의 온갖 갈등이 대통령의 눈과 귀를 가리고 대통령 스스로 사슴을 가리켜 말이라고 일컫는 형국"이라고 비판했다.

누리꾼들은 "내년은 진짜가 가짜를 이기는 세상이 되었으면 좋겠다" "곧 교수 신문 폐간 소식 나오는건 아닌가 걱정된다" 등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올해의 사자성어는 교수들의 전공, 세대, 지역을 안배한 추천위원단이 사자성어 36개를 추천한 뒤 교수신문 필진과 명예교수들이 5개를 추려내 전국의 교수를 대상으로 설문하는 방식으로 선정됐다.

지난해에는 '순리를 거슬러 행동한다'는 뜻의 '도행역시'(倒行逆施)가 '올해의 사자성어'로 뽑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