人文,社會科學/敎養·提言.思考 1407

메디치家가 미켈란젤로를 양자로 삼은 것은… [고두현의 문화살롱]

한국경제 2023. 5. 10. 00:24 ■ 메디치효과와 '아르떼(arte)' 14세 때 재능 알아보고 영재 교육 20대 보티첼리에게도 대작 맡겨 오페라·발레 창시…피아노 발명 세계 최초 공공도서관 건립까지 금융자본서 문화예술자본으로 르네상스 꽃피운 '위대한 후원자' 작은 환전소에서 출발해 유럽 최고 은행가가 되고, 될성부른 ‘떡잎 인재’를 발굴해 위대한 예술가로 키우며, 오페라와 발레를 창시하고, 피아노 발명을 도운 ‘르네상스 후원자’ 메디치 가문. 이 가문의 출발은 의외로 미약했다. 평범한 상인계층으로 모직물을 사고팔며 생계를 유지했다. 조반니 디 비치 데 메디치가 피렌체에 메디치은행을 설립한 것은 1397년. 이미 70개 이상의 은행이 있었으니 여러모로 불리한 후발주자였다. 그나마 나폴리 출신 발..

[다양한 농촌가정] “내 이름은 이나영, 시어머니가 지어주셨어요”

농민신문 2023. 5. 7. 04:01 [다양한 농촌가정] 3대가 사는 다문화가족 캄보디아서 시집와 애먹던 일들 이젠 웃으며 얘기하는 추억거리 살뜰히 챙겨주는 시모와 다문화센터 친구들 덕에 한국살이 ‘든든’ 부부와 두 자녀로 구성된 4인 가족이 이상적인 시대가 있었다. 지금은 이런 형태의 가족을 찾아보기가 쉽지 않다. 저출산·고령화가 심각한 농촌에서는 더욱 그렇다. 하지만 ‘사랑’과 ‘배려’를 근간으로 하는 가족의 의미는 여전한 듯하다. 새로운 가족 유형이 다양하게 나타나는 가운데 가정의 달을 맞아 농촌에서 화목하게 살아가는 여러 가족을 만나 그 중요성을 되새겨본다. ‘이나영’은 시어머니가 직접 작명소에서 받아 온 이름이다. 한국 사람들이 ‘놉코우른’이란 이름을 어려워하자 속상함을 감출 수 없었다. 그..

日 정치학자 “韓 여성이 쓴 책 두 권 덕에 우울증 극복”

조선일보 2023. 5. 6. 03:02 아사바 유키 도시샤대 교수, 가정 환경·직장 문제로 우울증 앓아 “작년 10~12월 우울증 탓에 극단적인 생각마저 할 정도로 힘들었던 나를 구한 건, 한국 여성이 쓴 두 권의 책이었습니다.” 아사바 교수는 “변호사의 전문적 조언도, 아내의 세심한 돌봄도 도움이 안 됐을 때, 정혜신 의사가 30년 임상 경험을 쓴 책을 읽으면서 마음이 안정을 되찾았다”며 “‘죽고 싶지만 떡볶이…’는 불안 장애를 앓고 있는 저자가 우울증 상담을 받은 자신의 이야기를 쓴 책으로, 많이 공감과 위안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개인적인 경험을 담았지만 보편성이 있는 두 권의 책은 회복의 큰 계기였다”며 “작년에 하루 2알이던 처방이 1알로 줄었다”고 했다. “한국과 일본은 정말 비슷한 고..

[엘르보이스] 당신의 인생에 꼭 피해야 할 것. 바로 나르시시스트다!

엘르 2023. 5. 5. 00:02 왜 정지음 작가는 인간관계 문제로 두 번이나 정신과 치료를 받아야 했을까? 나르시시스트는 최악이야 나는 왜 바보처럼 비슷한 유형의 악인에게 두 번이나 당한 것일까? 아니, 애초에 그들의 정체는 무엇이었을까? 정신분석학이나 심리학에서 다루는 나르시시즘은 단순히 자기 미모에 매혹된 거울 왕자 개념이 아니다. 한 마디로 자기애지만 본질적으론 ‘자기애의 과잉으로 일그러진 인지 상태 전반’을 의미한다. 나르시시스트 주변인들이 반드시 괴로운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그들은 타인을 별개의 인격체로 대하지 않고, 자신의 왜곡된 환상을 지탱하기 위한 수단으로 삼는다. 자신만 중요하고, 우월하며, 특별하기에 자신을 제외한 군중은 사소하고 열등하며 평범한 존재로 격하한다. 책에 따르면 모든..

[장강명의 사는 게 뭐길래] 당신은 옳고 괜찮고 잘될 것이다… 정말?

조선일보 2023. 5. 4. 03:03 ‘당신은 다만 당신이란 이유만으로 사랑과 존중을 받을 자격이 있다. -앤드루 매슈스’ 자주 다니던 도서관 로비 벽 높은 위치에 저런 문구가 적혀 있었다. 그 문구를 볼 때마다 두 가지 의문이 일었다. 하나는 ‘과연 그럴까?’ 하는 것이었고 또 하나는 ‘앤드루 매슈스가 누구야?’ 하는 것이었다. 매슈스의 저서들을 찾아서 답을 확인하지는 않았다. ‘당신은 다만 당신이란 이유만으로 사랑과 존중을 받을 자격이 있다’는 말이 나온 문맥에 대해서도 잘 모른다. 그러니 매슈스에게는 억울한 이야기이겠다. 하지만 나는 ‘내가 나라는 이유만으로 받을 자격이 있는 사랑과 존중’은 저렴하거나, 적어도 제한적이라고 생각한다. ‘스스로에게 엄격해져야 한다’는 구식 가르침을 받고 자라서일까..

[노래와 세상] 전쟁과 판타지

경향신문 2023. 5. 1. 03:04 “별들이 소근대는 홍콩의 밤거리/ 나는야 꿈을 꾸며 꽃 파는 아가씨/ 그 꽃만 사 가시는 그리운 영란꽃/ 아 꽃잎같이 다정스런 그 사람이면/ 그 가슴 품에 안겨 가고 싶어요.” 1954년 전쟁이 막 끝났을 때 ‘홍콩 아가씨’가 유행했다. 홍콩에 가본 적도 없는 가수 금사향(사진)은 전국을 누비면서 이 노래를 불렀다. 한국전쟁이 한창이던 시절과 전쟁 직후에 유행한 이국적인 정서를 담은 노래는 한두 곡이 아니었다. 그 무렵 백설희는 “아메리카 타국 땅에 차이나거리/ 란탄 등불 밤은 깊어/ 아 바람에 깜박깜박/ 라이라이 호궁이 운다”(아메리카 차이나타운)라고 노래하면서 미국 땅을 소환했다. 코로나가 잠잠해지면서 다시 해외여행객들이 넘쳐난다. 그러나 아직도 지구촌엔 전쟁..

[백영옥의 말과 글] [301] 죽지 말고 복수하세요

조선일보 2023. 4. 29. 03:02 드라마 ‘더 글로리’와 ‘모범택시’를 본 후, 학교폭력으로 자살을 결심한 ‘더 글로리’의 문동은이 한강변에서 ‘죽지 말고 복수하세요’라는 ‘모범택시’ 속 복수 대행 회사의 광고 문구를 봤더라면 어땠을까라는 상상을 했다. 살인 사건으로 가족을 잃은 사람들이 만든 무지개 택시 회사의 복수로 그녀는 구원받을 수 있었을까. 누군가를 증오할 때 평범한 일상은 사라진다. 하지만 용서가 우리를 고통에서 해방시키는가의 문제는 삶이 망가진 사람들에겐 다른 차원의 문제다. 언젠가 유족의 복수에 대한 질문에 프로파일러 표창원은 “그런 일은 영화에서나 벌어지는 일이다. 가장이 죽으면 가족은 경제적으로 무너진다. 먹고사는 일이 바쁘기 때문에 복수는 사치”라고 말했다. https://v..

[고두현의 문화살롱] 모파상과 루벤스의 특별한 '젖' 이야기

한국경제 2023. 4. 26. 00:19 ■ 생명의 원천과 '역발상 지혜' 젖몸살 여인 고통 덜어주려고 아이처럼 젖 빠는 '굶은 남자' 굶어 죽는 형벌 받은 아버지에게 감옥 찾아 젖 물리는 딸의 마음 강·바다·母性은 '문명의 젖줄' 풍요로운 땅 상징도 '젖과 꿀' 고두현 논설위원 기 드 모파상의 소설 ‘목가(Idylle)’에 나오는 감동적인 장면이다. 젖도 떼지 않은 애를 두고 남의 집 아이에게 젖을 먹이러 가는 여자, 그 여자의 젖을 어린애처럼 빨아먹는 낯선 남자…. 이 남자와 아이를 잇는 ‘젖’은 그야말로 ‘생명줄’이다. 메마른 대지를 적시는 빗줄기와 비옥한 평야를 휘감아 도는 강줄기, ‘젖과 꿀이 흐르는’ 풍요의 물줄기도 이 같은 모성(母性)의 샘에서 발원한다. ‘여자의 일생’ ‘목걸이’ 등 모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