人文,社會科學/敎養·提言.思考 1408

"개 먹는 나라 사람들 온다" 청소년 美어학연수 무산

아시아경제 2023. 2. 10. 15:40 수정 2023. 2. 10. 15:47 지난해 초부터 어학연수 프로그램 추진 현지 동물단체, 도축 영상 접하고 발칵 강화군 "문화 차이 이해하는 게 바람직" 인천시 강화군이 미국 내 우호 도시의 도움을 받아 준비해온 청소년 어학연수 프로그램이 국내 개고기 식용 문화를 혐오하는 현지 여론에 부딪혀 무산됐다. 10일 강화군에 따르면 강화군은 우호 도시 관계인 미국 뉴저지주 팰리세이즈파크시와 지난해 초부터 청소년 어학연수를 추진했다. 계획이 틀어진 이유는 강화군에 식용견을 도축하는 사육장들이 있다는 사실이 팰리세이즈파크시에 알려지면서 현지에서 부정적 여론이 일었기 때문이다. 팰리세이즈파크시 측은 이런 같은 결정을 내리게 돼 유감이라고 강화군 측에 설명했다. http..

[청사초롱] 톨스토이에게서 배운다

국민일보 2023. 2. 8. 04:08 나태주 시인 젊은 시절 나는 시인 지망생이었기에 소설책을 많이 읽지 못했다. 국내 소설은 어느 정도 읽었지만 외국 소설은 거의 읽지 못했다. 더구나 장편 소설은 언감생심이었다. 하지만 나는 일찍이 톨스토이에 대해 관심이 많았다. 소설보다도 그의 사상이나 인생관에 대해 좋은 생각을 가졌던 것이다. ‘가장 곤란하나 가장 본질적인 것은 생을 사랑한다는 것이다. 괴로울 때도 사랑한다는 것이다. 생은 모든 것이다. 생은 신(神)이다. 생을 사랑함은 신을 사랑하는 것이다.’ 이것은 문둥이 시인 한하운이 지은 책 ‘황토길’에서 읽은 내용이다. 이 문장은 톨스토이의 장편 소설 ‘전쟁과 평화’ 안에 나오는 문장이라는데 한하운 시인이 자필로 영어 원문을 베끼고 우리 말로 번역해 놓..

[장석주의 영감과 섬광] '낭만에 대하여'를 듣는 느른한 오후

한국경제 2023. 2. 8. 00:09 우리 삶에는 한 스푼의 멜랑콜리와 두 스푼의 위로가 필요하다 장석주 시인·문학평론가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노래를 듣는 느른한 오후다. 이 노래는 후추 넣은 음식처럼 매콤하다. ‘낭만에 대하여’(최백호, 1994)란 유행가는 추억에서 위로를 구하는 낭만 과잉의 시요, 퇴락의 그림자 짙은 세월의 덧없음에 바친 헌사다. 이 노래를 듣다 보면 어느새 가슴이 뻐근해지다가 한쪽이 조용히 허물어진다. 청각을 두드리는 탁성은 거칠다. 그 가사가 전하는 외로움은 감미롭다. 농담과 담배연기 너머로 지친 기색이 역력한 얼굴이 떠오른다. 뻗친 머리카락, 이마와 눈가의 파인 주름들, 턱수염으로 추레한 얼굴은 막장 현실에 지친 자의 고단함과 상처들이 나무 옹이처럼 굳어진 채다. 낭만과 현..

장윤정 덕분에 데뷔도 했는데…너무 일찍 꺾인 ‘트롯 송혜교’ 정미애[TEN피플]

텐아시아 2023. 1. 27. 18:00 '트로트계 송혜교' 정미애의 가수 인생은 선배 장윤정의 데뷔 권유로 시작됐다. 4년 전 TV조선 '미스트롯'에서 신드롬적인 인기를 얻으며 음반, 예능 등 활발한 활동을 이어왔다. 그렇게 꽃길을 걷던 정미애가 하루아침에 힘을 잃었다. 암 투병 소식을 전한 것. 2021년 12월 돌연 활동 중단을 선언한 정미애는 오는 30일 방송되는 KBS 1TV ‘인간극장’을 통해 설암 3기 진단을 받아 투병해온 근황을 공개한다. ‘인간극장’ 팀을 만난 정미애는 입 안의 염증이 몇 달씩 낫지 않고 괴롭혀 병원을 찾았더니 설암 3기 진단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에 정미애는 8시간에 걸친 대수술을 받아야 했고, 혀의 3분의 1을 절제했다고 전했다. (중략) 드디어 가수로서 꽃을 피우나..

챗GPT 작성 논문에 대한 제재는 반드시, 언제나, 옳을까

지디넷코리아 2023. 1. 27. 14:41 [이균성의 溫技] 모든 것이 바뀔 수 있다 지식과 문화는 ‘인간의 경험을 재현함으로써 새롭게 창조해낸 결과’다. 이때 경험은 인간 한 명의 개별적인 것이기도 하지만 누적된 인류의 경험이기도 하다. 그런데 경험을 누적하려면 재현할 수단이 필요하다. 그것이 언어와 그림과 음악이다. 이 세 가지야 말로 인간을 지구상의 모든 동물과 구별 짓는 요소다. 종교 이념 정치 과학 등 인간이 창조한 모든 문명은 이 세 가지를 통해 건설되었다. (전략) 인간 사이 다툼은 결국 ‘경험 재현 능력’을 놓고 벌이는 싸움이다. 경험 재현 능력이 곧 기득권이고 그것이 서열과 지위를 결정하기 때문이다. 돈 있는 사람들이 강남 8학군으로 달려가는 것도, 의사들이 의대 정원 제한에 목숨을 ..

우리가 살던 고향은[관계의 재발견/고수리]

동아일보 2023. 1. 27. 03:02 오래된 동네 미용실이 문을 닫았다. 사계절 돌아가던 사인볼(회전 간판)이 멈췄다. 굳게 내린 셔터가 겨울바람에 달카당 운다. 바닥에 빨래집게 하나 동그마니 남았다. 여기 미용실 할머니는 걸음이 불편했지만 안팎으로 바지런한 사람이었다. 덕분에 작은 뒷마당엔 계절마다 꽃이랑 열매들이 울긋불긋 조롱조롱했고, 깨끗이 빨아 널어둔 수건에선 연한 파마약 냄새가 은은했다. 꼬맹이들이 뒷마당에 핀 봉숭아랑 나팔꽃, 방울토마토랑 아기 수세미 같은 것들에 정신 팔려 있자면 귀엽다며 천 원씩 쥐여주던 주인 할머니. 괄괄한 말투와 웃음소리가 쨍쨍한 사람이었다. 마음의 구김살일랑 미용실 수건처럼 조물조물 빨아다가 힘차게 탁탁 털어 말려둘 것 같은, 씩씩하고 낙천적인 성격이 언제나 기분..

[백영옥의 말과 글] [287] 우울한 사람들을 위한 처방전

조선일보 2023. 1. 21. 00:00 날씨는 많은 사람들의 기분을 좌우한다. 햇빛이 부족한 겨울이 되면 계절성 정서 장애(SAD: Seasonal Affective Disorder)를 앓는 사람들이 있는데, 비가 많이 오는 것으로 유명한 영국이나 극지방인 북유럽에서는 꽤 흔한 병이다. 캐서린 메이는 자신의 책 ‘우리의 인생이 겨울을 지날 때’에서 “삶은 숲을 통과하는 여정처럼 구불구불” 해서 “한창 울창해지는 계절이 있는가 하면, 잎이 떨어져 나가서 앙상한 뼈를 드러내는 계절”도 있다고 말한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잎은 다시 자란다. 여름에는 해가 지지 않는 백야, 겨울에는 해가 뜨지 않는 극야가 끝없이 이어지는 핀란드에도 어김없이 봄이 오는 것처럼 말이다. (중략) ‘우리의 인생이 겨울을 지날 ..

챗GPT, 21세기 대학에 경고장을 보내다

지디넷코리아 2023. 1. 19. 16:31 수정 2023. 1. 19. 16:36 2016년 초 구글 알파고가 세상에 '던진 메시지는 강력했다. 최고 바둑기사 이세돌을 4대 1로 가볍게 꺾으면서 '인공지능(AI)의 힘'을 널리 알렸다. 데이터 분석을 통해 바둑까지 정복할 수 있다는 사실을 여실히 보여줬다. 그 때 이후 AI는 인간의 영역을 조금씩 잠식해들어오고 있다. 빅데이터와 고속 영상 분석 기술까지 곁들여지면서 ‘인간만의 영역’이 갈수록 좁아지고 있다. 최근 관심의 대상으로 떠오른 챗GPT는 이런 믿음까지 조금씩 허물고 있다. 챗GPT는 채팅하듯이 질문을 하면 바로 해답을 제시해주는 AI 프로그램이다. 빅데이터를 활용한 답변 능력이 상상을 초월한다. 심지어 난이도 높은 학술논문 뿐 아니라 시, 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