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2023. 9. 2. 03:00 독서광으로 알려진 빌 게이츠가 평생 읽은 책 중 가장 중요하다고 꼽은 것은 스티븐 핑커의 ‘우리 본성의 선한 천사’다. 1400페이지가 넘는 이 벽돌 책은 학문을 통섭하는 방대한 자료를 통해 과거에 비해 우리 사회의 폭력이 얼마나 감소했는지 추적 관찰한다. ‘팩트풀니스’의 저자 한스 로슬링은 더 나아가 다양한 통계를 통해 과거보다 지금이 훨씬 덜 폭력적이라는 증거를 제시한다. 내 의문은 이 많은 사실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이 왜 폭력이 ‘전혀’ 줄지 않았으며 오히려 늘고 있다고 생각할까 하는 점이다. 학교 폭력 뉴스가 뜰 때마다 “우리 때는 저 정도는 아니지 않았어?”라고 사람들은 되묻는다. 과거의 기억이 연한 아메리카노라면 현재의 기억은 진한 에스프레소에 가깝기 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