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화가 말을 걸다]연꽃은 피었는데 풍류에 빠진 양반들, 그대들은 君子인가-신윤복 ‘연당야유도’ ▲ 신윤복 ‘연당야유도’종이에 색, 28.2×35.2㎝, 간송미술관 그해 여름을 잊을 수가 없다. 마흔을 갓 넘길 때였다. 8월의 햇볕이 타들어가던 시절에 낙동강 하류의 남지철교가 보이는 작은 모텔에서 열흘을 보냈다. 과거를 정리하고 새로운 인생을 시작할 결심으로 찾아간 동네였다. 물.. 文學,藝術/고전·고미술 2014.02.02
[동양화가 말을 걸다]길조이거나 낙동강 오리알이거나 -홍세섭의 유압도 ▲ 홍세섭 ‘유압도’ 비단에 먹, 119.5×47.8cm, 국립중앙박물관 20일 넘게 내리던 비가 그치더니 곧바로 폭염이다. 타들어갈 것처럼 뜨거운 햇볕인데도 짜증스럽기는커녕 그저 반갑다. 모처럼 떠오른 해를 맞아들이기 위해 온 집안의 창문을 전부 열었다. 해가 걸림 없이 베란다에 내려올 .. 文學,藝術/고전·고미술 2014.02.01
안대회의 조선의 비주류 인생 [제739호] 횡재를 포기하다 (출처-한겨레21 2008.12.12 안대회 성균관대 교수·한문학) 땅에서 나온 재물을 서로 양보한 일화들, 지금의 경제관념으로 본다면 바보 아니면 멍청이들인데… 경제가 어려워질수록 막다른 골목에 몰린 사람들의 머릿속에서는 일확천금의 꿈이 오락가락한다. 경제가 극심하게 어려워진 최.. 文學,藝術/고전·고미술 2014.02.01
정민의 세설신어 [59] 가사어(袈裟魚) (출처-조선일보 2010.06.17 정민 한양대교수·고전문학) 이덕무의 '이목구심서(耳目口心書)'에 가사어(袈裟魚)란 물고기 이야기가 나온다. "지리산 속에 연못이 있다. 그 위에 소나무가 죽 늘어서 있어 그 그림자가 언제나 연못에 쌓인다. 못에는 물고기가 있는데 무늬가 몹시 아롱져서 마치 .. 文學,藝術/고전·고미술 2014.02.01
[동양화가 말을 걸다]“물을 물로 봤다가는 큰코다친다”-마원 ‘황하역류’ ▲ 마원 ‘황하역류’ ‘12수도(十二水圖) 권 중 6’, 중국 송, 비단에 연한 색, 26.8×478.3㎝, 고궁박물원 모처럼 환한 해가 떴다. 수중도시처럼 물과 안개에 빠져있던 도시에 해가 비추니 그렇게 반가울 수가 없다. 이틀 전 주말에 결혼식이 있어 차를 타고 가는데 어찌나 비가 많이 쏟아지.. 文學,藝術/고전·고미술 2014.01.31
가슴으로 읽는 한시 - 느낌이 있어서 (출처-조선일보 2013.08.10 안대회 성균관대 교수·한문학) 느낌이 있어서 학은 길고 오리는 짧아도 모두가 새이고 오얏꽃은 희고 복사꽃은 붉어도 하나같이 꽃이지. 직책이 낮은 탓에 상관에게 욕을 자주 듣나니 갈매기 훨훨 나는 바닷가로 차라리 돌아갈까 보다. 조선 중기의 관료 유당(柳.. 文學,藝術/고전·고미술 2014.01.30
[동양화가 말을 걸다]가서, ‘아름다웠더라’고 말하기를-정선 ‘인왕제색도’ ▲ 정선 ‘인왕제색도’ 1751년, 종이에 먹, 79.2×138.2㎝, 삼성 리움미술관 아버지가 돌아가셨다. 6월 12일, 음력으로 5월 11일 사시(巳時)였다. 1921년에 태어나 91세의 수(壽)를 누리시고 귀천(歸天)하셨다. 그만하면 장수하셨고, 주무시다 돌아가셨으니 사람들은 호상(好喪)이라 했다. 아버지.. 文學,藝術/고전·고미술 2014.01.30
[동양화가 말을 걸다]⑥ 김득신 ‘파적도’-사랑은 이런 것 맨발로 뛰쳐나온 아내 낙상한 남편 ▲ 김득신 ‘파적도’ 화첩, 종이에 연한색, 22.5×27.2㎝, 간송미술관 우리 사회에서 잘나가는 축에 속하는 사람과 부부 동반으로 저녁식사를 했다. 오래전부터 남편과 친분이 있다 보니 덩달아 나까지 알게 된 사람이었다. 사회적 지위가 높은 그는 매우 소탈했다. 적절하게 유머를 섞어 .. 文學,藝術/고전·고미술 2014.01.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