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學,藝術/고전·고미술 1246

[동양화가 말을 걸다]연꽃은 피었는데 풍류에 빠진 양반들, 그대들은 君子인가-신윤복 ‘연당야유도’

▲ 신윤복 ‘연당야유도’종이에 색, 28.2×35.2㎝, 간송미술관 그해 여름을 잊을 수가 없다. 마흔을 갓 넘길 때였다. 8월의 햇볕이 타들어가던 시절에 낙동강 하류의 남지철교가 보이는 작은 모텔에서 열흘을 보냈다. 과거를 정리하고 새로운 인생을 시작할 결심으로 찾아간 동네였다. 물..

[동양화가 말을 걸다]길조이거나 낙동강 오리알이거나 -홍세섭의 유압도

▲ 홍세섭 ‘유압도’ 비단에 먹, 119.5×47.8cm, 국립중앙박물관 20일 넘게 내리던 비가 그치더니 곧바로 폭염이다. 타들어갈 것처럼 뜨거운 햇볕인데도 짜증스럽기는커녕 그저 반갑다. 모처럼 떠오른 해를 맞아들이기 위해 온 집안의 창문을 전부 열었다. 해가 걸림 없이 베란다에 내려올 ..

[동양화가 말을 걸다]“물을 물로 봤다가는 큰코다친다”-마원 ‘황하역류’

▲ 마원 ‘황하역류’ ‘12수도(十二水圖) 권 중 6’, 중국 송, 비단에 연한 색, 26.8×478.3㎝, 고궁박물원 모처럼 환한 해가 떴다. 수중도시처럼 물과 안개에 빠져있던 도시에 해가 비추니 그렇게 반가울 수가 없다. 이틀 전 주말에 결혼식이 있어 차를 타고 가는데 어찌나 비가 많이 쏟아지..

[동양화가 말을 걸다]가서, ‘아름다웠더라’고 말하기를-정선 ‘인왕제색도’

▲ 정선 ‘인왕제색도’ 1751년, 종이에 먹, 79.2×138.2㎝, 삼성 리움미술관 아버지가 돌아가셨다. 6월 12일, 음력으로 5월 11일 사시(巳時)였다. 1921년에 태어나 91세의 수(壽)를 누리시고 귀천(歸天)하셨다. 그만하면 장수하셨고, 주무시다 돌아가셨으니 사람들은 호상(好喪)이라 했다. 아버지..

[동양화가 말을 걸다]⑥ 김득신 ‘파적도’-사랑은 이런 것 맨발로 뛰쳐나온 아내 낙상한 남편

▲ 김득신 ‘파적도’ 화첩, 종이에 연한색, 22.5×27.2㎝, 간송미술관 우리 사회에서 잘나가는 축에 속하는 사람과 부부 동반으로 저녁식사를 했다. 오래전부터 남편과 친분이 있다 보니 덩달아 나까지 알게 된 사람이었다. 사회적 지위가 높은 그는 매우 소탈했다. 적절하게 유머를 섞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