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으로 읽는 한시] 술을 조금 마시고 (출처-조선일보 2016.06.11 안대회 성균관대 교수·한문학) 술을 조금 마시고 마포 술을 조금 마셔 취하고 높은 누각 대자리에 풀썩 누웠네. 쉬지 않고 강물은 하염없이 흘러갔는데 지려 하는 달은 여전히 밝기만 하네. 뱃전의 대화 소리 울타리를 넘어오고 고기잡이 등불이 섬돌을 둘러 켜.. 文學,藝術/고전·고미술 2016.06.11
[정민의 世說新語] [369] 극자만복(棘刺滿腹) (출처-조선일보 2016.06.08 정민 한양대 교수·고전문학) 강재항(姜在恒·1689~1756)이 쓴 '현조행(玄鳥行)'이란 시의 사연이 흥미롭다. 제비 한 쌍이 새끼 다섯 마리를 길렀다. 문간방 고양이가 틈을 노려 어미 암컷을 잡아먹었다. 짝 잃은 제비가 슬피 울며 넋을 잃고 지내더니 어느새 다른 짝.. 文學,藝術/고전·고미술 2016.06.08
[가슴으로 읽는 한시] 홍류동을 나오며 (출처-조선일보 2016.06.04 안대회 성균관대 교수·한문학) 홍류동을 나오며 바위 위에 여기저기검고 붉은 먹물 글씨산 위에는 하루하루비 뿌리고 바람 부네.인생에는 본래부터이름 남길 곳 있나니날다람쥐 숲과 굴은그런 데가 아니라네. 出紅流洞 石面紛紛墨間紅(석면분분묵간홍) 山頭日.. 文學,藝術/고전·고미술 2016.06.04
[정민의 世說新語] [368] 방무운인(傍無韻人) (출처-조선일보 2016.06.01 정민 한양대 교수·고전문학) 책꽂이를 정리하는데 해묵은 복사물 하나가 튀어나온다. 오래전 한상봉 선생이 복사해준 자료다. 다산의 간찰과 증언(贈言)을 누군가 베껴 둔 것인데 상태가 희미하고 글씨도 난필이어서 도저히 못 읽고 덮어두었던 것이다. 확대 복.. 文學,藝術/고전·고미술 2016.06.01
[가슴으로 읽는 한시] 삼청동 나들이 (출처-조선일보 2016.05.28 안대회 성균관대 교수·한문학) 삼청동 나들이 안개 낀 숲길 막대 잡고 올라가서고목의 뿌리위에 머리를 누인다.으슥하여 돌 틈에서 물이 울며 흐르고고요하여 솔바람소리 소란스럽다.새는 날아 바위 옆 꽃 그림자 흔들고이끼가 끼어 계곡물 튄 흔적을 남긴다.저.. 文學,藝術/고전·고미술 2016.05.28
[정민의 世說新語] [367] 노인지반(老人之反) (출처-조선일보 2016.05.25 정민 한양대 교수·고전문학) 만년의 추사가 말똥말똥 뜬눈으로 밤을 새우다 닭 울음소리를 들었다. "젊어서는 닭 울어야 잠자리에 들었더니, 늙어지자 베개 위서 닭 울기만 기다리네. 잠깐 사이 지나간 서른 몇 해 일 가운데, 스러졌다 말 못 할 건 꼬끼오 저 소리.. 文學,藝術/고전·고미술 2016.05.25
[가슴으로 읽는 한시] 꽃넋 (출처-조선일보 2016.05.21 안대회 성균관대 교수·한문학) 꽃넋 해마다 좋은 계절 윤회하듯 돌아오고 꽃 포기는 새로 돋아 옛 정신을 되살렸지. 그 어디서 번뇌의 뿌리가 돌아왔을까? 전생에 맺은 꽃 나라 인연을 아직 끝내지 못했네. 한(恨)은 몰래 두견새 울음에 스며들고 몸은 나비의 꿈.. 文學,藝術/고전·고미술 2016.05.21
[정민의 世說新語] [366] 유구기미(唯求其美) (출처-조선일보 2016.05.18 정민 한양대 교수·고전문학) 글을 어떻게 써야 할까? 명나라 양신(楊愼, 1488-1562)이 대답한다. "번다해도 안 되고 간결해도 안 된다. 번다하지 않고 간결하지 않아도 안 된다. 어려워도 안 되고 쉬워도 안 된다. 어렵지 않고 쉽지 않아서도 안 된다. 번다함에는 좋고.. 文學,藝術/고전·고미술 2016.05.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