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學,藝術/사진칼럼 1329

[왕태석의 빛으로 쓴 편지] 두루미에게 배우는 삶의 지혜

한국일보 2024. 1. 22. 04:31 한겨울 날씨 같지 않은 따스한 기온에 우리나라를 찾은 겨울 철새들은 평화로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주말을 맞아 두루미와 고니 그리고 다양한 겨울 철새들을 볼 수 있는 강원도 철원군 이길리에 있는 철원철새도래지관찰소를 찾았다. 관찰소에 도착하니 밤사이 내려간 기온 때문에 주변 나무에는 새하얀 상고대가 피어 있었다. 상고대를 감상하고 있던 중, 멀리서 두루미들이 특유의 울음소리를 내며 날아오는 모습이 보였다. 두루미들은 밤사이 천적을 피해 근처 토교저수지에서 밤을 지새우고 먹이활동을 위해 아침이면 이곳으로 날아오는 것이다. 두루미들은 상고대가 핀 숲을 배경으로 멋진 비행을 선보이며 사람들에게 감동을 선사했다. 그리고 땅에 내려앉아 다양한 종류의 철새들과 함께 먹이를..

[조용철의 마음풍경] 거친 파도에 부서져 둥글둥글…몽돌을 바라보며

중앙일보 2024. 1. 21. 07:00 거친 파도에 부서져 둥글둥글 억겁의 세월 생명을 보듬었네. 거칠고 모진 본디 모습 버리고 심성 고운 아낙네 얼굴 되었네. ■ 촬영정보 「 전남 여수 돌산읍 무슬목 해변, 큰 몽돌만 드러나도록 삼각대를 활용해 장노출로 촬영했다. 렌즈 70~200mm, iso 100, f32, 1초. 」 https://v.daum.net/v/20240121070035516 [조용철의 마음풍경] 거친 파도에 부서져 둥글둥글…몽돌을 바라보며 [조용철의 마음풍경] 거친 파도에 부서져 둥글둥글…몽돌을 바라보며 거친 파도에 부서져 둥글둥글 억겁의 세월 생명을 보듬었네. 거칠고 모진 본디 모습 버리고 심성 고운 아낙네 얼굴 되었네. 세월이 흐르고 나서 알게 되네. 자신이 얼마나 모나게 살았는..

‘불 뿜는 두루미’…기막힌 일출 포착 사진에 日네티즌 감탄

국민일보 2024. 1. 19. 00:05 사진작가 우에다 키코씨 지난해 12월 홋카이도 츠루이무라 마을에서 촬영 SNS서 390만회 조회 ‘화제’ 눈 내린 땅 위에 선 두루미들은 하늘을 향해 부리를 치켜들고 주황색 입김을 내뿜는다. 그 순간 주변의 냉기는 열기로 변하는 듯하다. 일출 시간과 절묘하게 맞아 떨어져 두루미들이 불꽃을 내뿜고 있는 것처럼 포착된 사진이 일본 네티즌 사이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18일 일본 매체 ‘J타운넷’ 따르면 니가타현에 거주하는 사진작가 우에다 코키씨가 촬영한 두루미 사진이 일본 현지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촬영된 사진을 보면 두루미 두 마리가 하얗게 눈이 쌓인 땅 위에 꼿꼿하게 서서 하늘을 향해 주황색 입김을 내뿜고 있다. 흰 입김이 햇빛을 받아 주황색으로 물든 것이다...

[왕태석의 빛으로 쓴 편지] 눈 속에서도 식지 않는 ‘사랑의 열쇠’

한국일보 2024. 1. 15. 04:31 멀리서 바라만 봤던 남산이 오랜만에 내린 폭설로 하얗게 물들었다. 서울시내 쪽은 눈이 대부분 녹았지만 남산 숲은 새하얀 눈이 나뭇가지에 살포시 내려앉았다. 시내를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남산타워에 올라가니 평일인데도 관광객과 산책 나온 시민들로 붐볐다. 한겨울 정취를 즐기며 주변을 둘러보다 타워 난간에서 눈에 덮인 ‘사랑의 열쇠’를 발견했다. 각양각색의 열쇠와 겉 표면에 적힌 사랑의 약속들이 아침 햇살에 빛나고 있었다. 언제부터인가 이곳을 찾는 연인들은 영원한 사랑의 열쇠를 걸어두었다. ‘사랑의 열쇠’의 유래는 백여 년 전 세르비아 브르냐츠야 바냐의 다리인 루바비교에서부터 시작되었다. 남산타워의 사랑의 열쇠들은 찬바람과 눈보라 속에서도 햇살만큼 반짝였다. 자세..

[왕태석의 빛으로 쓴 편지] 폭설과 한파가 빚어낸 한 폭의 동양화

한국일보 2024. 1. 1. 04:32 지난주 내내 폭설과 한파로 전국이 몸살을 앓았다. 강추위에 바다도 얼었다는 소식을 접하고 인천 강화군 끝자락 동막해수욕장을 찾아갔다. 이곳은 낙조가 아름다운 곳이라 겨울에도 주말이면 많은 사람이 온다. 특히 한파가 오래 지속되면 얕게 깔린 바닷물이 얼어붙어 경이로운 풍경을 만들어낸다. 물 위에 떠다니는 얼음들이 백사장과 갯벌을 가득 메우면 마치 북극에 온 듯한 착각마저 불러일으킨다. 하지만 막상 해변을 찾았을 땐, 얼마 전 내린 눈이 조금 쌓였을 뿐 평범한 겨울바다였다. 혹시나 백사장 너머 바다 쪽 모습은 어떨지 궁금해 갯벌로 드론을 날려 봤다. 공중에 높이 띄운 드론은 사진작가들에게 상상 이상의 새로운 이미지를 선물한다. 그동안 카메라를 통해 눈에 보이는 피사체..

[포토에세이] 실수로 찍힌 풍경

한겨레 2024. 1. 1. 19:00 수정 2024. 1. 1. 19:50 찬바람이 불어오는 어느 날 동네 공원을 걷는데, 한 중년이 그네 의자에 앉아 먼발치를 한참 바라보고 있었다. 그 뒷모습이 요즘 들어 외로운 나를 보는 듯했다. 순간 옆구리에 있던 수동 사진기를 꺼냈지만, 아차! 노출을 과다하게 찍고 말았다. 며칠 뒤 그 장면을 지울까 하다가 가만히 바라보니 왠지 화사하고 따듯해 보였다. 요즘처럼 추운 계절에 실수로 찍힌 사진이 스스로 용서가 되었다. 이게 ‘자뻑’일 것이다. https://v.daum.net/v/20240101190024695 [포토에세이] 실수로 찍힌 풍경 [포토에세이] 실수로 찍힌 풍경 찬바람이 불어오는 어느 날 동네 공원을 걷는데, 한 중년이 그네 의자에 앉아 먼발치를 한참..

[사진의 기억] 가슴 속 빈터에 세운 집

중앙SUNDAY 2023. 12. 30. 00:04 풀숲에 집이 한 채 서 있다. 앞에는 흰 꽃들이 무리 지어 피어있고, 뒷산 능선 위로 불그레한 노을이 넘어가는 중이다. 집 안을 밝히고 있는 어떤 온기로, 창문이 환하다. 연필 선 몇 개로 그릴 수 있을 것 같은 단순한 모양의 집. 어디선가 본 듯한 이유는 ‘월든(Walden)’의 저자 데이비드 소로우가 월든 호숫가에 짓고 살았던 작은 오두막에서 모양을 빌려 온 때문이다. 폭 3m에 길이 4.5m, 높이 2.4m밖에 되지 않던 소로우의 오두막을 그녀는 더 작게 만들었다. 높이 20㎝ 가량의 ‘미니어처’로 만든 것이다. 모형에 불과한 집이지만, 높다랗게 다락방을 만들고 창문을 냈다. 따듯한 파스텔 색감으로 벽과 지붕을 칠했다. 그리고는 이름 없는 산자락과..

이탈리아 성당 돔 위에 뜬 초승달... 이 순간 위해 6년 기다렸다

한국일보 2023. 12. 29. 20:00 NASA, 올해 가장 뛰어난 '천체 사진'에 이탈리아 작가 바레리오 미나토 작 선정 대성당과 몬비소 산, 초승달 삼중 정렬 미나토 "6년간 날씨, 달 위상 연구 결과" 이탈리아 토리노의 한 성당의 둥그스름한 돔 위로 뾰족한 산봉우리가 올라오고, 그 위를 밝은 초승달이 살포시 덮은 사진이 미국 항공우주국(NASA)이 선정하는 올해의 가장 뛰어난 '천체사진'으로 뽑혔다. 해당 장면을 찍은 이탈리아 바레리오 미나토 작가는 찰나를 담기 위해 한자리에서 6년을 기다린 것으로 알려졌다. 27일(현지시간) NASA는 "올해 가장 뛰어난 천체 사진 중 하나"라며 사진 한 장을 공개했다. 사진에는 토리노에 위치한 수 페르가 대성당과 몬비소 산, 그리고 지고 있는 초승달이 정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