人文,社會科學/歷史·文化遺産

세계유산 논란 日쇼카손주쿠는 제국주의 이론의 산실

바람아님 2015. 7. 8. 10:04

연합뉴스 2015-7-7

 

아베가 존경하는 요시다 쇼인의 사설 교육시설

요시다 쇼인은 이토 히로부미·데라우치 마사다케 등의 스승


(서울=연합뉴스) 강건택 기자 =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돼 논란이 일고 있는 일본 야마구치현 소재 쇼카손주쿠(松下村塾)는 메이지 유신의 요람이자 일본 제국주의 이론의 산실로 여겨진다.

메이지 유신의 이론가 요시다 쇼인(吉田松陰·1830∼1859)의 사설 교육기관으로 유명한 쇼카손주쿠는 요시다의 숙부인 다마키 분노신(玉木文之進)이 1842년 자택에 설립했다.

↑ '대동아공영권 이론가' 신사에 참배하는 아베 (야마구치현 교도=연합뉴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13일 메이지 유신의 정신적 스승이자 제국주의 침략의 이론가였던 요시다 쇼인(吉田松陰·1830∼1859)을 기리는 '쇼인신사'에서 합장한 채 참배하고 있다.

 

이곳에서 수학한 요시다는 1854년 미국 함대의 압박으로 미일화친조약이 체결되자 해외 유학을 위해 미국 군함에 올라 밀항하려다 붙잡혀 옥살이를 한 뒤 1857년 쇼카손주쿠를 물려받아 후학 양성에 나섰다.

감옥에서 집필한 '유수록'을 통해 조선과 만주, 대만, 오키나와, 캄차카 등 주변 지역을 점령해야 한다고 주장해 '정한론'(征韓論)과 '대동아공영론'(大東亞共榮論)의 이론적 토대를 세운 요시다는 쇼카손주쿠에서도 이와 같은 제국주의적 이론 전파에 나섰다.

을사늑약을 체결하고 초대 통감으로 부임한 이토 히로부미(伊藤博文), 초대 조선총독인 데라우치 마사다케(寺內正毅) 등이 이곳에서 요시다의 교육을 받은 대표적인 제자들이다.

50㎡ 면적의 목조건물에 마련된 이 학원은 요시다가 운영하던 불과 3년여 동안의 짧은 기간에 이토와 데라우치 외에도 '가쓰라-태프트 밀약'의 주인공인 가쓰라 다로(桂太郞) 전 총리와 다카스기 신사쿠(高杉晉作), 구사카 겐즈이(久坂玄瑞) 등 일본 근대화의 주역들을 다수 배출했다.

쇼카손주쿠는 메이지 유신 이후 요시다를 기리기 위한 '쇼인신사'에서 다시 문을 열어 1892년까지 명맥을 유지했고, 1922년 사적으로 지정됐다.

이곳에서 요시다의 사상을 이어받은 제자들은 일본 정부의 핵심 요직에 잇따라 진출해 조선의 식민지화, 오키나와 점령 등 스승의 이론을 충실히 따라 대외 정책을 주도했다.

제국주의 정책의 뿌리를 제공한 셈이어서 현재 일본의 우익 세력에도 여전히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야마구치에 지역구를 둔 아베 신조(安倍晋三) 현 총리도 가장 존경하는 인물로 요시다를 꼽았고, 지난 2013년 8월에는 휴가 중 쇼인신사에 참배한 바 있다.

이 때문에 '산업혁명시설'이라는 세계유산 분류에도 불구하고 메이지 유신의 정신을 되살리려는 아베 정권의 의도에 따라 전략적으로 등재된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