時事論壇/軍事·武器

예측불허 北核·미사일 도발에 흔들리는 한국 국방

바람아님 2017. 3. 19. 23:41
매일경제 2017.03.19 17:48

재래식 무기 열세 만회하려 北 '비대칭 전력' 강화 역점
핵무기 20~40기 보유 추정, 탄도미사일 최고 750기 배치..생화학무기 생산력 세계3위
"韓, 핵 등 억제력 부족으로 대북 군사력 우위 열세전환"

◆ 격동의 동북아, 한국 생존의 길 ① / 안심 못하는 대한민국 안보 ◆

2013년 11월 국회 정보위원회 국정감사. 한국과 북한이 1대1로 전쟁을 벌이게 되면 북한이 우세하다는 취지의 발언을 군 고위 인사가 하면서 파문이 일었다. 북한에 비해 훨씬 많은 국방비를 투입하고 있는 가운데 한국군의 전력이 북한에 오히려 열세라는 지휘관의 주장에 논란이 불거진 것이다.

각종 군사력 비교 자료에 따르면 한국군은 분명 북한군에 비해 우위에 있다. 영국 국제전략문제연구소(IISS)의 '밀리터리밸런스 2017'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 국방예산은 338억달러(약 38조4000억원)로 세계 10위 수준이다. 이는 북한(75억달러)보다 4.5배 많은 규모다. 병사 1인당 국방예산에서도 한국은 5만3651달러, 북한은 6302달러다.


매년 126개국의 군사력 순위를 발표하는 '글로벌파이어파워(GFP)'에서도 지난해 한국 순위는 11위인 반면 북한은 25위다. 하지만 2010년 이후 남북 간 군사력 순위가 벌어지다 지난해 다시 좁혀진 점을 주목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이대우 세종연구소 안보전략연구실장은 "GFP는 핵보유(의심)국에 대해 추가 점수를 부여한다"며 "북한의 핵무기 고도화가 여섯 차례의 핵실험을 통해 이뤄진 것을 감안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분석했다.


실제 북한은 1990년대부터 재래식 군비경쟁의 열세를 만회하고자 핵, 미사일 등 '비대칭적 군비경쟁'에 치중하고 있다. 우리 군은 이러한 북한의 비대칭 전력을 무력화할 수 있는 확실한 수단을 아직까지 보유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도 한국이 북한의 군사력을 압도하고 있다는 결론을 쉽게 내리지 못한다.


특히 북한을 제외한 그 어느 국가도 북한의 정확한 핵무기 보유량을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국방부가 발간한 '국방백서 2016'에 따르면 북한은 핵무기를 만들 수 있는 플루토늄 50㎏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고농축우라늄(HEU) 프로그램 수준도 상당히 진전됐다고 평가한다. 핵무기 소형화 능력도 상당한 수준에 이르렀다고 군은 보고 있다.


반면 스웨덴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SIPRI)는 '2016년 연례보고서'에서 북한이 플루토늄을 추출할 수 있는 영변 원자로를 완전히 재가동했다는 증거는 없고, HEU 생산을 위해 1개 설비를 가동 중이라고 밝혔다. SIPRI는 북한이 20여 개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지만 소형화에 성공하지 못했다고 분석했다. 미국 랜드연구소는 지난해 말 기준 북한의 핵무기 보유량을 40기로 추정했다.

다양한 주장이 존재하지만 북핵이 한국과 주변국들에 직면한 가장 큰 안보위협 요소라는 것은 맥을 같이한다. 박종철 통일연구원 통일정책연구실 선임연구위원은 "북한은 핵무기 고도화를 진행하면서 대남전략도 방어에서 공세로 전환하고 있는 중"이라며 "국력 열세를 핵무기로 만회하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북한의 탄도미사일 능력이 빠른 속도로 발전하는 것도 불안 요소다. 북한은 미국 본토를 위협할 수 있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개발하고 있다. 이미 일본 전역과 괌의 미군기지를 타격할 수 있는 무수단미사일(화성-10, KN-7)을 실전 배치했다. 일본 일부 지역 타격이 가능한 중거리미사일(MRBM) 노동1호(화성-7)도 배치돼 있다. 지난달 북한은 고체연료 로켓 엔진 실험에 성공했다며 탄도 로켓의 위력을 더 높일 수 있게 됐다고 주장했다.


현재 한국 안보를 실질적으로 위협하고 있는 것은 스커드B(화성-5, KN-4), 스커드C(화성-6, KN-5) 등 단거리미사일이다. 스커드B 미사일은 사거리가 300㎞ 정도로 대전까지 공격이 가능하며, 사거리 500㎞인 스커드C는 부산 지역까지 공격 범위에 포함된다. 미국 국방부에 따르면 북한은 스커드미사일 400기, 노동미사일 300여 기, 무수단미사일 30~50기 등 총 700~750기의 탄도미사일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김정남 살해를 계기로 북한의 생화학무기도 다시 주목받는 위협 요소다. 북한은 화학무기 생산능력이 세계 3위다. 8개 화학공장에서 연간 5000t 규모의 화학무기 생산이 가능하다. 생화학무기를 소형화해 프로그 미사일로 투발할 가능성도 있다.

전문가들은 북한 핵·미사일 위협에 대한 억제력 부족으로 대북 군사력 우위가 무너질 수 있다고 지적한다.

이대우 실장은 "핵과 미사일 무기를 감안하면 한국과 북한의 군사력 순위가 뒤바뀔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홍규덕 숙명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핵·미사일 억제력 강화를 위해 전략을 근본적으로 개편해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기획취재팀 = 노현 차장(팀장) / 최승진 기자 / 채종원 기자 / 송민근 기자 / MBN = 정주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