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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브리핑 - 국립생태원은 생태복지의 길잡이

바람아님 2013. 12. 5. 20:15

(2013.11.18 김종민 국립생태원 생태보전연구본부장)


김종민 국립생태원 생태보전연구본부장
김종민 국립생태원 생태보전연구본부장

선진국은 생태복지를 갈망한다. 생태복지가 생활복지와 경제활성에서 더욱 중요성을 더해가고 있어서다. 아름답고 풍성한 자연은 피곤을 풀어주고 시름을 잊게 하고 감성을 순화한다. 자연은 생활의 활력소이자 문화의 모체이기도 하다. 모두 생태계가 주는 서비스로 생태복지가 열려간다. 

산삼과 약재, 땔감과 목재는 산과 자연이 생산한다. 울창한 숲에서는 폭우도 순화되고 땡볕에도 서늘하며 샘물은 여름에 시원하고 겨울에 따뜻하다. 자연에서 생물이 어우러져 삶과 죽음이 돌아가며 흙이 되고 생명이 된다.

개체는 죽어도 생명은 영원한 삶을 이어간다. 산과 호수와 나비에서 그림이 피어오르고 노래가 울려퍼진다. 생태계서비스의 생산과 조절, 부양과 문화 기능의 향연이다. 자연이 삶의 터전이자 문화의 원천이기도 하다.

문화의 옷을 입으면 자연도 명품이 된다…자연보호 특효약이 문화

세계적인 명사의 터전은 법과 제도가 없어도 자연이 훌륭하게 보전된다. 자연보호의 특효약이 문화이다. 문화의 옷을 입으면 자연도 명품이 된다. 영국 호수지방과 독일의 동화가도가 그렇고 소동파의 장강 적벽이 그렇고 최호의 우한 황학루가 그렇다. 자연에서 치유를 구하고 감동을 구하는 세상을 사는 오늘에 문화가 풍성한 자연이야말로 생태복지의 백미다.

자연과 문화는 중요한 경제기반이다. 비엔나 끝자락에서 슬로바키아 경계부까지 다뉴브강을 중심으로 폭 4km 정도의 도나우아우엔을 오스트리아 국립공원으로 지정하면서 비엔나는 합스부르크의 문화자산에 다뉴브의 자연자산을 더한 동서유렵 경계부 어울리는 경제기반이 확장되었다.
자연과 문화는 중요한 경제기반이다. 다뉴브강을 중심으로 폭 4km 정도의 도나우아우엔을 오스트리아 국립공원으로 지정하면서 비엔나는 합스부르크의 문화자산과 다뉴브의 자연자산을 더한 경제기반이 확장됐다.


자연과 생태계서비스가 눈부신 오늘날 선진국은 국토와 지구의 생태계서비스 조사연구와 평가에 집중하고 생태계서비스의 보전과 확충에 힘을 모은다. EU의 Natura 2000 네트워크는 2만6000여개의 육상 자연보호지역으로 되어 있는데 총 면적이 남한의 약 10배인 108만㎢이다.

여기에 37.5만㎢의 해양보호지역을 더한 EU의 자연보호지역의 2011년 생태계서비스가치를 약 300조원으로 산정했다. 영국은 전 국토의 생태계서비스평가를 2011년에 완료하였고, 독일은 생태계서비스와 생태경제 국가사업의 국제적인 지원에 발벗고 나서 생물다양성과 생태계서비스에 관한 정부간기구인 IPBES의 본부국가로서의 역할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5년마다 지구온난화 평가보고서를 UN에 보고하는 IPCC와 마찬가지로 지구 생태계서비스 평가보고서를 UN에 보고하는 IPBES는 2014-2018년 에 약 250억원이 들어가는 지구의 생태계서비스 초기평가에 나서고 있다. 그 결과에 따라 생태계서비스 선진국과 후진국이 나뉘고 생태계서비스의 증감에 따른 수익과 손실이 드러난다.

경제분야도 자연생태비용이 높아지면 경쟁력 약화 불가피

이 기간에 생태계서비스평가 국가보고서를 제출하는 각국의 대열에 우리나라는 들어가기 힘들다. 국토의 생태계서비스평가에 필요한 기초자료가 빈약하기 때문이다. 생태계서비스 손익을 국제규범으로 회계처리하자는 흐름이 일어나 탄소시장과 같이 경제와 생활을 구속하는 생태계서비스시장 시대에 우리나라는 이에 대한 자료가 없어 엉뚱한 생태비용 지불압력에 직면하고 경제활동이 일부 제약받을지도 모른다. 경제에서 자연생태비용이 높아지면 경쟁력 약화는 불가피하다.

EU의 자연보호지역에서만 300조원으로 산정되는 생태계서비스 가치, 자연보전 실패로 인한 경제비용 산정은 생태비용지불시대를 슬기롭게 살아가는 길을 열어준다. 풍성하고 아름다운 자연으로 강화되는 경제기반의 경제적 이득은 생태비용 억제로 얻는 이익을 크게 뛰어넘을 일이다.

사람은 도시로 모이나 세계일류의 사람과 기업은 생활기반에 더하여 자연문화기반이 뛰어난 지역으로 몰려든다. 실리콘밸리 일대는 뛰어난 자연풍광과 자연자산으로 구글이나 애플을 붙잡고 세계적 기업들을 불러들이고 있다. 일류 명품의 생태계서비스가 세계최고의 산업과 경제지역을 일군다. 생태경제는 자연으로 강화되는 경제기반을 연구하여 창조경제와 경제부흥의 길을 밝힌다.

생태경제, 자연으로 강화되는 경제기반을 연구해 창조경제·경제부흥 길 밝혀

우리나라는 세계일류의 산업과 문화국가를 지향한다. 산업과 문화가 상생의 선순환을 그릴 때 열려지는 세상이다. 우리나라와 세계의 자연보전과 생태계서비스를 연구하고 경제의 생태기반을 강화하는 것이야말로 국립생태원의 주 임무의 하나이다.

금강하구 가창오리떼 군무. 금강하구에 오로라를 연상시키는 장대한 가창오리떼의 군무는 한강하구에서는 보기 어려운 자연의 명품이다. 명품자연은 명품문화를 낳고 그 속에 사람이 명품으로 길러지며 명품경제와 명품사회가 이루어진다.(사진=서천군청 제공)
금강하구 가창오리떼 군무. 금강하구에 오로라를 연상시키는 장대한 가창오리떼의 군무는 자연의 명품이다. 명품자연은 명품문화를 낳고 그 속에 사람이 명품으로 길러지며 명품경제와 명품사회가 이루어진다.(사진=서천군청 제공)


서천에 갓 출범한 국립생태원은 출발은 늦었지만 생태비용지불시대와 생태복지의 길잡이가 될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자연보호에서 법과 제도보다 강력한 것이 자연의 성소를 이루는 세계적인 명사의 족적이다.

유구한 역사와 문화를 살펴 생태계서비스의 경제를 넘어 문화까지도 깊이 살피고 아우르는 연구를 꽃피우고 알찬 결실을 위해 연구를 기획하는 일에서부터 남다를 것을 약속한다. 산업과 문화 강국을 꿈꾸는 나라에서 국립생태원의 소명이 그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