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조선일보 2015.10.14 정민 한양대 교수·고전문학)
강필효(姜必孝·1764~1848)가 남긴 '어록'의 한 대목이다.
'배움에는 삼환사실(三患四失), 즉 세 가지 근심과 네 가지 잃음이 있다.
미처 알지 못할 때는 듣지 못함을 근심하고, 듣고 나서는 배우지 못함을 근심하며,
배운 뒤에는 행하지 못함을 근심한다.
이것을 일러 세 가지 근심이라 한다.
혹 너무 많은 데서 잃고, 혹 너무 적은 데서 잃으며,
혹 너무 쉬운 데서 잃고, 혹 중도에 그만두는 바람에 잃는다.
이를 두고 네 가지 잃음이라 한다.
'(學有三患四失, 未聞患弗聞, 旣聞患弗學, 旣學患弗行, 斯謂之三患.
或失之多, 或失之寡, 或失之易, 或失之止, 斯謂之四失.)
공부하는 사람이 놓지 말아야 할 점검처와 놓치기 쉬운 지점을 쉽게 말했다.
공부하는 사람이 놓지 말아야 할 점검처와 놓치기 쉬운 지점을 쉽게 말했다.
몰라 안타깝고, 알면 배워 익히며, 익힌 뒤엔 실행에 옮긴다.
배우고도 실천에 옮길 뜻이 없다면 애초에 안 배우는 것이 낫다.
알고도 배울 마음이 없다면 아예 안 듣느니만 못하다.
몰라도 아쉬울 게 없으면 무지렁이 밥벌레로 살면 된다.
깨달아 알고, 배워 행할 뜻을 품었거든 다음 네 가지 문제에 걸려들지 않게 조심한다.
깨달아 알고, 배워 행할 뜻을 품었거든 다음 네 가지 문제에 걸려들지 않게 조심한다.
아는 게 너무 많으면 공부가 잡다해져 몰입을 방해한다. 든 게 너무 없어도 실마리를 못 잡고 헤맨다.
쉽다고 우습게 보면 거기에 걸려 넘어진다. 공부는 일상의 손쉽고 가까운 의리에서 출발해서 끝난다.
'이만하면 됐지' 하는 순간 그간의 공부가 와르르 무너진다.
다시 덧붙인다. '군자는 사요(四要), 즉 네 가지 요점을 붙들어야 한다.
다시 덧붙인다. '군자는 사요(四要), 즉 네 가지 요점을 붙들어야 한다.
마음은 맹렬히 살펴야 하고, 뜻은 굳게 붙들어야 한다.
몸은 진득이 무거워야 하고, 기운은 떨쳐 펼 수 있어야 한다.'
(君子有四要, 心要猛省, 志要堅持, 軆要凝重, 氣要振發.)
반성 없이 발전 없고, 굳셈이 아니고는 뜻을 못 세운다. 몸가짐은 묵직하게, 하지만 기상은 높아야 한다.
한 번 더 쐐기를 박았다.
'오늘 안 하고 내일도 안 하니 마흔에도 한 것이 없다.
쉰부터 쇠약해진다. 쇠약이 쌓여 늙고, 늙음이 누적되면 죽는다.
그래서 군자는 죽을 때까지 이름이 일컬어지지 않음을 미워한다고 하는 것이다.'
(今日不做, 明日不做, 四十無聞, 五十始衰. 積衰成老, 積老成死, 故曰君子疾沒世而名不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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