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房/自作詩와 에세이

[에세이]청동오리의 꿈

바람아님 2013. 7. 13. 19:51

 

 

 

 

 

 

청동오리의 꿈 / 芯  九

다 저녁나절 운동겸 집옆 연못공원으로 나갔다
원래 작은 연못 이지만 창포잎이 무성하게 자라니 더욱 작아 보인다.
연못 둘레를 몇 바퀴 돌고나서 잠시 의자에 앉아 쉬고 있는데
청동오리 새끼 대여섯 마리가 잠역질을 하며 창포 사이를 누빈다.
어미는 어디 가고 새끼들만 있지?

 

지지난 늦은 가을 먼 북쪽에서 늙은 어미 청동오리는 기력이 없어 자식들만

따뜻한 남쪽으로 겨울나기를 보냈다. 무리들을 따라 남쪽으로 내려 오던

청동오리 형제중 막내가 일행과 떨어지게 되었고 일행을 찾아 헤메다 지쳐

쉴곳을 찾아 내려 온곳이 이 작은 연못 이었다.

간신이 허기를 채우고 형제들과 헤어져 처음 맞는 낯선곳에서의 밤이 무서워

마른 창포풀섶에 웅쿠리고 밤을 꼬박 새웠다. 먼동이 터 올때쯤 옆에서

누군가 말을 건넨다


"가족과 헤어 졌나 보군요? 밤새 잠못들고 우는 모습을 봤습니다.
이 곳도 괜찮은 곳이니 이곳에 있으면서 가족을 찾아 보세요"


이 오리도 일년전 가족과 떨어져 돌아가지 못하고 이곳에서 살고 있다.
두오리는 그렇게 만났고 여기 저기 수소문하여 봤지만 형제들을 봤다는 오리는

어디에도 없었다. 그런사이 두오리는 서로를 좋아하게 되었고 이듬해 봄

고향으로 돌아 가야할때쯤 알을 낳아 여섯마리의 새끼가 부화 하는 바람에 돌아

가지 못했다. 그렇지만 이곳 에서의 생활은 나날이 행복한 날이 었고 고향에서

기다리고 있을 부모 생각은 까맣게 잊고 있었다.
어느덧 찬 바람불고 또다시 겨울이 찾아 왔다. 때마침 어미 청동오리는 몸이

좋지 않아 새끼 여섯마리만 처음 맞는 겨울 추위를 피해 더 남쪽으로 내려가

겨울을 나고 오라고 했다. 마치 그의 어미가 그에게 했던것처럼......

 

 

겨울이 깊어지자 어미오리의 병은 점점 더 나빠졌고 그제서야 고향에서

기다리고 있을 부모님 모습이 떠올랐다.
"아! 내가 지금 뭐하고 있는거지?"

 "엄마는 잘 계실까? 이번 겨울지나면 고향으로 가자,

내가 쓰러지기전에 꼭 고향땅으로 돌아가 엄마를 만나야 해"
어미 오리는 자신의 잘못을 후회하며 밤새 눈물 흘리다 부모님 계신

먼 북쪽 하늘을 향하여 몸을 뉘이고 조용히 눈을 감았다.
내리는 눈은 함박눈으로 변해 밤새 어미오리위를 덮어 커다란 산처럼 쌓였다.


그렇게 겨울이 끝나갈 무렵 남쪽으로 겨울나기 여행을 떠났던 새끼 오리들은

병든 어미 오리가 걱정이 되어 다른 오리들 보다 일찍 집으로 돌아 왔다.
집앞에 있는 커다란 눈덩이를 피해 집안에 들어 갔으나 집안에는 아무도 없었다.
새끼 오리들은 엄마도 다른 곳으로 겨울나기 여행을 떠났을 거라 생각하고 먹이

 사냥으로 하루하루를 보냈다. 봄이 짙어지고 따뜻한 바람이 불어 집앞에 쌓였던

눈이 점점 녹아 없어졌다.
그것이 엄마의 무덤이었음을 알게된 오리 형제들은 먹이 사냥도 않고 며칠을

울다가  연못가에 북쪽을 향해 어미 오리를 묻었다. 그리고 며칠이 지났다.

새끼오리들의 머리속에서 엄마오리에 대한 생각은 이미 지워진지 오래
언제 그랬냐는 듯이 작난치기 바쁘다.

 

 

부모들은 어렸을땐 엄마 아빠의 자랑이며 희망으로 옥이야 금이야 자식들을 키운다.
어른되어 집떠나 여자 만나고 자식 낳아 기르면서 마치자신이 잘나 이런 행복이 있는

것처럼 부모님에 대한 생각을 까맣게 잊고 사는 사람들 그리고 부모님 돌아 가신후에
생전에 잘할걸 하며 후회하는 사람들, (물론 그런 후회도 잠시 뿐이지만.....)


오리 가족을 보며 사람사는 모습을 보는 것같아 씁쓸한 마음으로 공원벤치에서

일어섰다. 인생이란 다 그런거지 하면서도 마음 한구석이 답답하다.
하늘엔 먹구름이 잔뜩 끼었다 금방이라도 소나기가 쏟아질듯 후덥지근한 날씨다.


Nella Fantasia - Ennio Morrico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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