生活文化/좋은 글

등나무

바람아님 2016. 7. 21. 23:33






등나무 / 주응규




바람이 초록 이파리 사이를 스쳐나 
잎잎이 차린 새벽 차반을 엎지른 듯
이슬방울 구르는 청아한 소리에
선잠 깨난 그대는
비틀어진 가여운 몸으로
여름날이 저물어가도록
예서 임 기다리나


임 생각에 쏟는 애달픈 눈물은
오뉴월 볕에 끓어나
보랏빛 그리움의 꽃을 피우누나


임 향한 마음 한 겹 한 겹 기워
임 맞이할 채비 하려
해를 품어 해그늘을 드리우누나


임 오신다는 소식은 묘연하건마는
안간힘으로 임께 한 발짝 닿으러
쏟아지는 땡볕 속을
벋쳐 오르는 인연(夤緣)은
먼빛 그림자로 오시는
임 마중이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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