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조선일보 2009.07.03 서울대 교수·서양 근대사)
우리나라는 일찍이 인쇄술이 발달해 있었다는 점을 자랑한다. '무구정광대다라니경(無垢淨光大陀羅尼經)'(서기 706~751년)은 세계 최고(最古)의 목판 인쇄물로 알려져 있고, '백운화상초록불조직지심체요절(白雲和尙抄錄佛祖直指心體要節)'(1377)은 구텐베르크의 발명보다 수십 년 앞서 있는 세계 최초의 금속활자 인쇄물이다.
이처럼 '역사상 최초'라는 점도 의미가 크지만, 정말로 중요한 문제는 인쇄술이 지식의 보급이라는 면에서 어떤 공헌을 했는가이다. 우선 어떤 책이 얼마나 출판되었으며, 또 그것들이 당대 독자들에게 어느 정도 읽혔는지를 연구해야 한다. 이 점과 관련해서 유럽에서 금속활자의 발명 이후 일어난 책의 출판과 지식의 보급에 대한 연구를 참조할 필요가 있다.
1450년경에 구텐베르크가 금속활자를 이용하여 처음 책을 찍은 이후 이 기술은 곧 유럽 전역으로 퍼져갔다. 1500년에는 벌써 유럽의 236개 도시에 인쇄기가 설치되어 3만종의 책이 10개 이상의 언어로 출판되었으며, 이때까지 나온 책은 2000만권에 달했다.
이처럼 '역사상 최초'라는 점도 의미가 크지만, 정말로 중요한 문제는 인쇄술이 지식의 보급이라는 면에서 어떤 공헌을 했는가이다. 우선 어떤 책이 얼마나 출판되었으며, 또 그것들이 당대 독자들에게 어느 정도 읽혔는지를 연구해야 한다. 이 점과 관련해서 유럽에서 금속활자의 발명 이후 일어난 책의 출판과 지식의 보급에 대한 연구를 참조할 필요가 있다.
1450년경에 구텐베르크가 금속활자를 이용하여 처음 책을 찍은 이후 이 기술은 곧 유럽 전역으로 퍼져갔다. 1500년에는 벌써 유럽의 236개 도시에 인쇄기가 설치되어 3만종의 책이 10개 이상의 언어로 출판되었으며, 이때까지 나온 책은 2000만권에 달했다.
그 후 출판량은 더욱 크게 늘어서 16세기 100년 동안 모두 20만종의 책이 2억권 정도 출판된 것으로 추산된다. 유럽의 인쇄술은 진정 '혁명적'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책만이 아니라 신문의 발행 역시 주목할 만하다. 1605년에 상업 관련 기사를 실은 정기적인 신문이 창간되었고, 1693년에는 영국에서 최초의 여성 잡지가 보급되었으며, 1702년에는 최초의 일간신문이 발행되었다. 1753년에 영국의 출판업자들은 매일 2만부의 신문을 판매했다.
스페인 왕실은 1476년부터 국가의 공식적인 결정 사항들을 신속하게 전달하기 위해 인쇄기를 적극 활용했지만 오스만제국과 무굴제국 등 아시아의 대국들은 계속 필경사에 의존했다. 무슬림 국가들은 신성한 코란을 인쇄기로 찍는다는 것을 신성모독으로 치부해서 오랫동안 인쇄술을 거부했다.
1450년 이후 인쇄술을 적극 활용한 유럽은 지식과 정보 면에서 세계의 나머지 지역과 확연히 구분되었다. 아마도 이것이 근대에 유럽이 앞서간 중요한 원인 중 하나일 것이다.
책만이 아니라 신문의 발행 역시 주목할 만하다. 1605년에 상업 관련 기사를 실은 정기적인 신문이 창간되었고, 1693년에는 영국에서 최초의 여성 잡지가 보급되었으며, 1702년에는 최초의 일간신문이 발행되었다. 1753년에 영국의 출판업자들은 매일 2만부의 신문을 판매했다.
스페인 왕실은 1476년부터 국가의 공식적인 결정 사항들을 신속하게 전달하기 위해 인쇄기를 적극 활용했지만 오스만제국과 무굴제국 등 아시아의 대국들은 계속 필경사에 의존했다. 무슬림 국가들은 신성한 코란을 인쇄기로 찍는다는 것을 신성모독으로 치부해서 오랫동안 인쇄술을 거부했다.
1450년 이후 인쇄술을 적극 활용한 유럽은 지식과 정보 면에서 세계의 나머지 지역과 확연히 구분되었다. 아마도 이것이 근대에 유럽이 앞서간 중요한 원인 중 하나일 것이다.
(참고 이미지)
'人文,社會科學 > 人文,社會' 카테고리의 다른 글
[주경철의 히스토리아] [15] 행복(幸福) (0) | 2013.07.20 |
---|---|
[최재천의 자연과 문화] [2] 생태 엇박자 (0) | 2013.07.19 |
[최재천의 자연과 문화] [1] 번식을 자제하는 생물, 한국인 (0) | 2013.07.18 |
[주경철의 히스토리아] [13] '걸리버 여행기'의 정쟁(政爭) 치유법 (0) | 2013.07.18 |
[주경철의 히스토리아] [12] 화교(華僑) (0) | 2013.07.1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