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조선일보 2016.08.18 워싱턴DC=강인선 논설위원)
올여름 외국으로 휴가 갔던 미국인들은 '트럼프스플레이닝(Trumpsplaining)'을 하느라 고생했다고 한다.
'트럼프'와 '익스플레이닝(설명하기)'을 합친 말이다.
트럼프의 억지 주장을 어떻게든 설명해보려는 노력을 뜻한다.
한 칼럼니스트는 외국에 갈 때면 자기가 '트럼프 현상' 해명 임무를 띠고 파견된 외교사절이 된 것 같다고 했다.
어딜 가나 "트럼프가 대선 후보가 된 이유가 뭐냐"는 질문을 피할 수 없다는 얘기다.
▶워싱턴포스트 편집국에 가봤더니 '팩트체크(사실 확인)' 담당 기자들 책상에 피노키오 인형이 걸려 있었다.
▶워싱턴포스트 편집국에 가봤더니 '팩트체크(사실 확인)' 담당 기자들 책상에 피노키오 인형이 걸려 있었다.
이 신문은 거짓말할 때마다 코가 길어지는 피노키오 그림으로 대선 후보 발언에 점수를 매긴다.
사실 관계에 약간 문제가 있으면 한 개, 최악은 네 개다.
트럼프가 연설을 시작하면 거의 5분에 한 번씩 오류와 과장이 등장한다는 통계도 있다.
클린턴은 곤란한 질문을 받으면 로봇처럼 말하는 버릇이 있다.
둘 다 영 미덥지 않은 후보여서 언론사마다 팩트체크팀을 가동한다.
연설문 한 편을 들여다보는 데 기자 열두 명을 투입하기도 한다.
▶트럼프가 대선 후보가 된 뒤 공화당은 한 지붕 몇 가족인지도 알 수 없게 분열돼 있다.
주요 인사 상당수가 자기 당 후보가 싫다며 '트럼프 월드'를 이탈해 '클린턴 랜드'로 빠져나갔다.
그래서 '트럼프 엑소더스' '트럼프 디아스포라'라는 말이 생겨났다.
막말 탓에 지지층이 하루가 다르게 떨어져 나가는 것을 보며
공화당 인사들은 "선거는 덧셈인데 트럼프는 뺄셈만 한다"고 한탄했다.
▶양당 전당대회 이후 클린턴이 전국과 접전 주(州) 지지율에서 앞서면서 백악관을 향한 9분 능선에
▶양당 전당대회 이후 클린턴이 전국과 접전 주(州) 지지율에서 앞서면서 백악관을 향한 9분 능선에
거의 다가섰다는 전망이 나온다.
그래도 워싱턴 사람들은 섣불리 클린턴의 승리를 예단하지 않는다.
클린턴도 비호감인 데다 워낙 약점이 많아 언제 어디서 뭐가 터질지 몰라서다.
러시아 해커가 클린턴 이메일에서 뭔가 찾아내 폭로할 수도 있다.
북한이 끼어들 가능성도 늘 거론된다.
▶트럼프 지지율이 하락세라곤 해도 미국인 40%쯤은 여전히 트럼프를 지지한다.
▶트럼프 지지율이 하락세라곤 해도 미국인 40%쯤은 여전히 트럼프를 지지한다.
갤럽이 트럼프 지지자 8만7000여명을 조사해보니 결과가 뜻 밖이었다.
주로 '백인, 저학력, 블루칼라'라지만 미국 평균보다 소득이 낮지도, 일자리를 더 많이 잃지도 않았다.
일상에서 다인종·다문화를 접하고 부대낀다는 사람도 적었다.
경제적 불만보다는 그간 누려 온 '지위'를 잃을 수 있다는 불안이 더 컸을지 모른다.
트럼프가 이기든 지든 문 닫아걸고 '미국 우선'을 외치는 '트럼피즘'의 여파는 꽤 오래갈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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