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2016.08.31 이선민 선임기자)
[송복 교수 '특혜와 책임' 책서 상층 집단 특성·문제점 분석]
"두 세대 안에 부상해 뿌리 없어…
노블레스 오블리주 회복 못하면 한국은 선진국 진입 불가능"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국가 발전의 동력은 상층 집단의 노블레스 오블리주이다.
지금 우리처럼 상층부가 특권만 누리고 의무는 저버린다면 나라의 앞날은 암담하다."
특혜와 책임(한국 상층의 노블레스 오블리주)
저자 송복/ 가디언/ 2016.08.22/ 296p
332.62-ㅅ546ㅌ/ [정독]인사자실(새로들어온책)
[강서]2층 인문사회자연과학실
원로 사회학자인 송복(79) 연세대 명예교수가 1960년대 이후 우리 사회의 지도층으로
떠오른 고위직층의 특성과 문제점을 분석한 '특혜와 책임'(가디언)을 펴냈다.
송 교수는 어느 나라도 경험하지 못했던 격동의 시기에 불과 두 세대 안에 만들어진 한국의
고위직 집단을 여러 대에 걸쳐 형성된 구미 선진국의 '올드 하이(old high·누대 상층)'와
구분되는 '뉴 하이(new high·당대 상층)'로 명명한다.
이들은 사회 중심부에 위치하며 권력을 지닌 '위세(威勢)고위직층'과 그 근접부에 있으며
사회적 신뢰가 높은 '위신(威信)고위직층'으로 구분된다.
전자는 고위 정치인·법조인·관료·군경찰이고, 후자는 고위 교육자·언론인·종교예술인·의료인이다.
―선진국의 '올드 하이'와 한국의 '뉴 하이'의 가장 큰 차이는 무엇인가.
"영국 상층으로 대표되는 선진국 상층은 그 지위에 맞는 도덕적 의무를 충실히 수행하기 때문에
―선진국의 '올드 하이'와 한국의 '뉴 하이'의 가장 큰 차이는 무엇인가.
"영국 상층으로 대표되는 선진국 상층은 그 지위에 맞는 도덕적 의무를 충실히 수행하기 때문에
그들이 누리는 특혜에 대해 정당성을 확보하고 있다. 그리고 가정과 학교 교육을 통해 이런
기풍(discipline)을 대대로 전수함으로써 품격 있는 언행과 사회적 책임감을 지닌 '상류 사회(high society)'를 형성했다.
반면에 한국의 뉴 하이는 자신의 힘으로 자리를 차지하고 지키는데 온 힘을 쏟느라 그 자리에 걸맞은 자기 훈련과 도덕적
수련을 가질 기회가 없었다. 지위는 높지만 뿌리가 없어 역사성·도덕성·희생성·단합성이 결여돼 있고 천박한 언행으로
다른 사회 구성원들로부터 비난받고 있다."
―왜 그런 차이가 발생하는가.
"'올드 하이'는 문화와 윤리가 개인에게 내면화되어 무의식적으로 행동해도 절제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올드 하이'는 문화와 윤리가 개인에게 내면화되어 무의식적으로 행동해도 절제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하지만 '뉴 하이'는 오만·횡포·갑질이 체질화되어 걸핏하면 천민적 행태가 드러난다."
―한국 '뉴 하이'의 천박성이 점점 더 심해지고 있다고 지적했는데.
"1960년부터 1980년대까지는 우리 고위직층이 국가관·사명의식·열정·기강을 갖고 있었다.
―한국 '뉴 하이'의 천박성이 점점 더 심해지고 있다고 지적했는데.
"1960년부터 1980년대까지는 우리 고위직층이 국가관·사명의식·열정·기강을 갖고 있었다.
한마디로 영혼이 있었다.
하지만 1990년대 이후 공익성이 약화되고 개인의 영달을 추구하는 사익 집단으로 변모하고 말았다.
물론 이는 한국만의 특수한 모습은 아니고 선진국 문턱에 이른 중진국들에 많이 나타나는 현상이다.
하지만 여기서 상층이 의식을 획기적으로 바꾸지 못하면 결코 선진국으로 올라서지 못한다."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살리는 방법은 무엇인가.
"단기적으로는 고위직층에 엄격한 법적 기준을 적용해야 한다. 그런 점에서 김영란법 시행은 의미가 있다.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살리는 방법은 무엇인가.
"단기적으로는 고위직층에 엄격한 법적 기준을 적용해야 한다. 그런 점에서 김영란법 시행은 의미가 있다.
한국은 자유·평등·인권은 계속 발전해 왔지만 법치는 오히려 1990년대 이후 후퇴하고 있다.
그리고 장기적으로는 사회의 원초 집단인 가정에서 남에 대한 양보·배려·헌신을 가르쳐야 한다.
지금처럼 2차 집단인 학교에 책임을 떠넘겨서는 고위직층의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기대할 수 없다."
―'뉴 하이'와 함께 한국의 상층 집단을 구성하는 '뉴 리치(new rich·당대 부자)'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평가가 관대하다.
―'뉴 하이'와 함께 한국의 상층 집단을 구성하는 '뉴 리치(new rich·당대 부자)'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평가가 관대하다.
기업가들의 역동성·창발성·돌파력·현장 감각이 우리나라의 발전 원동력이 됐다고 봤는데.
"국가 주도의 발전이란 틀 속에서 성장하던 우리나라 대기업은 1990년대 이후 자율 발전의 길에 들어서 엄청난
"국가 주도의 발전이란 틀 속에서 성장하던 우리나라 대기업은 1990년대 이후 자율 발전의 길에 들어서 엄청난
성장을 이루었다. 그 과정에서 여러 문제도 드러났지만 부(富)의 창출이라는 역사적 역할은 충분히 수행했다."
―하지만 천민성을 드러내는 것은 '뉴 리치'도 마찬가지 아닌가.
"사회의 혜택을 더 많이 받았고 더 중요한 역할을 맡은 집단이 '뉴 하이'라고 봐서 그쪽에 초점을 맞추었다.
특히 위세고위직층이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회복하지 못하면 국가적 재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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