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한지 19일이 지난 6일(현지시간) '반(反) 트럼프' 시위가 미 주요 도시에서 일상화됐다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뉴욕, 보스턴, 시카고, 로스앤젤레스, 샌프란시스코 등 대도시 주민들은 시위대가 언제라도 도심 거리를 메울 수 있다는 점을 인지한 채 일상 생활을 영위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진보 성향이 대다수인 이들 도시는 지난해 대선에서 '예상치 못한' 트럼프 당선으로 큰 충격을 맛봤다.
파비오 로저스 인디애나대 사회학과 교수는 미국에서 이처럼 광범위한 시민 운동이 일어난 건 지난 2003년 이라크 전쟁 반대 시위 이후 처음이라고 밝혔다. 최근 반 트럼프 시위에는 여성과 기업인, 무슬림, 학생, 예술가, 성소수자 등 사회 각계각층이 참여하고 있으며 이들 간 연대 또한 적극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로저스 교수는 "이러한 시위가 앞으로 더 많이 진행될 가능성은 높다"고 AFP에 말했다.
시위는 지난달 말 트럼프 대통령의 반이민 행정명령 이후 들불처럼 번지기 시작했다.
변호사들은 미국 입국이 일시 금지된 무슬림권 7개국 국적자들을 돕기 위해 반 트럼프 공항 시위에 합류했다. 행정명령 피해자에 법률 상담을 자원한 시민단체 '미국시민자유연맹'에는 사흘 만에 연 평균 6배 수준인 2400만달러의 기부금이 모였다. 트럼프 취임식 직후 대규모 반대 집회를 열어 유명해진 단체 '여성행진' 측은 오는 17일 미 전역에서 '여성 없는 날을 위한 총 파업'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AFP는 "아직 이러한 시민 행동의 파장이 어디까지 미칠 수 있을지 섣불리 예측할 수는 없지만, 기존에는 시민 행동에 참여하지 않던 사람들이 걷잡을 수 없는 열정을 표출하는 모습을 봤을 때, 반 트럼프 시위는 곧 멈출 것처럼 보이지는 않는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반 트럼프 운동이 향후 구체적 행동을 수반하지 않는다면 지난 2011년 금융기관의 부도덕성에 반발해 나타난 월가 점령 시위처럼 눈에 띄는 영향력이 거의 없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대나 R. 피셔 매릴랜드대 사회학과 교수는 "운동이 어디로 향할지는 예측하기 매우 힘들다. 미국 시민들이 예측하기 힘든 방식으로 행동하고 있다"며 "반 트럼프 운동은 트럼프가 지금보다 더 대통령답게 행동한다면 동력을 잃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많은 시민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앞으로도 반이민 등의 논란적 태도를 바꾸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당분간 시위를 지속하겠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 취임일 이후 총 12차례 집회에 참가한 로렌 어윈(26)은 "시위란 퍼즐의 한 조각 같은 것이다. 시위 하나만으로 모든 걸 할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디자이너 스테파니 머피(33)는 "트럼프가 TV에서 이 군중들을 볼 때면 미치는 듯한 느낌이 들 것"이라며 계속해서 행진할 의지를 표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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