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기술 멀리하고 문을 잠근 조선… 망국의 길 걷기까지
동북아 정세가 요동친다. 풍전등화 같았던 구한말 한반도의 운명이 아른거린다고들 한다. 1910년 대한제국은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서구 열강과 일본이 벌인 파워게임의 소용돌이에 휩쓸려 들어갔다. 이 참사는 어디에서 비롯됐을까. 조선일보 여행문화 전문기자인 저자가 조선과 일본, 유럽의 운명이 갈린 기점을 찾아 1543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해 독일 뉘른베르크에서 지동설을 설파한 코페르니쿠스의 논문 '천구의 회전에 관하여'가 출판됐다. 실증적 세계관으로의 일대 전환을 예고한 사건이었다. 일본은 유럽의 철포(鐵砲)를 받아들였다. 훗날 조선 침략(1592)의 선봉에서 전쟁의 패러다임을 바꾸게 될 첨단 무기였다. 조선에선 풍기 군수 주세붕이 최초의 서원(書院)인 백운동서원을 세웠다. 서원은 성리학의 사당이자 교육기관이다. 세계가 미몽(迷夢)을 떨치고 신기술을 적극 받아들일 때 조선은 형이상학의 세계로 걸어들어가 문을 잠가 버렸다. 이후 구한말에 이르기까지 조선의 지배집단이 어떻게 나라를 망하는 길로 이끌었는지 파헤친다. 자랑스럽지도 찬란하지도 않은, 우리 역사의 어두운 일면이다. 이 불편한 진실을 직시하지 않으면 불행한 역사가 되풀이된다고 경고한다. "우리는 실패사는 배우지 않았다. 조선 망국사를 분석하지 않으면, 또 우리는 패배한다. 똑 같은 패턴으로 또 패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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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수를 센다는 것의 의미는? 직선이 세계에 끼치는 영향은?
어른이 되면 우리의 삶은 '안정'이라는 이름의 권태에 빠져든다. 늘 가던 곳에서 늘 보던 것들을 본다. 평온하지만, 단조롭고 따분한 제자리걸음의 반복이다. 누구에게나 삶의 권태를 무너뜨릴 힘이 필요하다. '근대 철학의 아버지'라 불리는 데카르트는 일정한 직업이 없었다. 그는 대신 "모든 생애를 내 이성을 계발하는 데 쓰고, 진리를 인식하기 위해 전진하겠다"고 마음먹었다. 수학의 힘을 빌려 항상 어린아이처럼 살아간다는 저자에게는 수학이 곧 따분함을 이겨낼 힘이자 진리였다. 수학과 함께하는 삶 속에서 느낀 것들을 열아홉 편의 에세이로 기록해 한데 모았다. 복잡한 공식을 들이밀진 않는다. 일상의 언어로 '수학이 주는 깨달음의 기쁨'에 대해 설명한다. 해법을 모르는 문제를 푸는 일은 지도 없이 숲을 헤매는 것과 비슷하다. 계산을 해 본다. 몇 번이나 실패하지만 계속 도전한다. 그러다 아무리 작고 미미한 것이라도 스스로의 힘으로 발견했을 때, 우리가 느끼는 행복은 그 어떤 것과도 바꿀 수 없다. 수학과 가까워지는 일은 무심코 지나쳐 왔던 것들에 엉뚱한 궁금증을 갖는 데서 시작한다. '개수를 센다는 것에는 어떤 의미가 있을까?' '직선이 세계에 끼치는 영향은 무엇일까?' 그때부터 우리 눈에 비치기 시작하는 새로운 세상이 바로 수학이 우리에게 주는 선물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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