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學,藝術/아트칼럼

[우정아의 아트 스토리] [382] 초록색 벽의 치명적 유혹

바람아님 2021. 6. 17. 07:23

 

조선일보 2021.06.15 03:00

 

부드러운 햇살이 들어오는 창가에서 한 여인이 수를 놓는다. 단정하게 빗어 올린 금발 머리와 수틀 위에서 섬세하게 움직이는 손가락의 주인은 화가 루이즈 자이들러. 그녀는 친구였던 독일 초상화가 게오르크 프리드리히 케르스팅(Georg Friedrich Kersting·1785~1847)의 여러 그림에 모델이 돼주었다. 그녀의 팔을 따라 흐르듯 주름진 옷소매는 창문에 걸려있는 커튼 주름과 호응하고, 단순하되 밋밋하지 않은 곡선의 의자와 테이블은 가녀리면서도 흔들림 없이 작업에 집중하는 여인의 우아한 몸놀림을 닮았다. 케르스팅의 실내 풍경은 이처럼 인물화의 단순한 배경이 아니라 주인공의 내면을 은근하게 드러내고 평범한 일상의 작업마저도 경건한 분위기를 자아내도록 치밀하게 계산된 무대장치 같다.

 

https://www.chosun.com/opinion/specialist_column/2021/06/15/J7PUGJ6SEBA4FFINDBAGSBI7TM/
[우정아의 아트 스토리] [382] 초록색 벽의 치명적 유혹

 

[우정아의 아트 스토리] [382] 초록색 벽의 치명적 유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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