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學,藝術/아트칼럼

[그림이 있는 아침] 얘들아, 고양이는 화났단다

바람아님 2014. 3. 11. 19:37
두 장난꾸러기가 난리를 피우고 있다. 녀석들은 한창 고양이에게 골탕을 먹이고 있는 중이다. 오른손으로 고양이를 안은 사내 녀석은 왼손에 장어를 들고 고양이를 유인하고 있고 여자아이는 위험천만하게도 고양이의 꼬리를 잡아당기고 있다.

그렇지 않아도 먹이를 못 먹어서 속이 상한 데다가 가장 싫어하는 꼬리를 잡아당기는 행동까지 해대니 고양이로서는 신경이 바짝 곤두서지 않을 수 없다. 이미 입꼬리가 올라간 상태다. 이제 아이들을 할퀼 일만 남았다. 그것도 모른 채 아이들은 장난을 그칠줄 모른다.

주디스 레이스터(1609~1660)라는 여성 화가가 그린 이 작품은 17세기 네덜란드에서 많이 그려진 어리석음을 경계하는 그림이다. 아이는 어리석음의 대명사로 이 그림에서는 어른의 어리석은 행동을 상징한다. 교훈도 주고 집안 분위기도 밝게 해 주는 두 가지 효용성 속에서 네덜란드인들의 지혜를 엿볼 수 있다.

정석범 문화전문기자 sukbum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