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2023. 1. 18. 00:01
형사가 이메일을 읽었다. “1월 15일, 극비 통보. 품질보증부 내부와 연구소에 등록된 모든 컴퓨터는 필요한 데이터만 백업을 하고 일단 초기화할 것. 각 섹션의 관리 책임자가 열람한 뒤 필요한 소프트웨어와 데이터를 다시 설치할 것. 종이로 된 자료는 모두 폐기할 것. 가노 씨, 당신이 구조적 결함을 알고 있으면서도 은폐를 지시한 증거가 갖춰졌어요. 인제 와서 발뺌해봤자 더 비참해질 뿐입니다.” - 이케이도 준 ‘하늘을 나는 타이어’ 중에서 |
월성 원전 1호기 조기 폐쇄와 관련, 감사원에 제출해야 할 자료를 없앤 산업통상자원부 공무원들에게 유죄가 선고됐다. 파기를 지시했을 국장과 명령에 따랐을 과장, ‘신내림’을 받은 것 같다던 서기관의 형량 차이는 4개월. 그들 모두 집행유예지만 유죄판결이 억울하다며 항소했다. 형량이 약하다며 검찰도 판결에 불복, 항소했다. 불리한 자료를 남겨 벌을 받느니 증거를 인멸하고 사회적 지탄을 받는 것이 계산상 이득이라는 걸 법이 증명해주고 있는 셈이다. 더구나 진실을 감추라 지시하고 그 책임을 져야 할 상사와 명령을 거부할 수 없는 부하 직원의 형량마저 비슷하다면 왜 직책 높은 사람의 연봉이 더 많을까. 그들 또한 더 높은 데서 지시받아 따를 수밖에 없었다는 뜻일까.
https://v.daum.net/v/20230118000105426
[김규나의 소설 같은 세상] [197] “법을 우습게 보지 말라고!”
하늘을 나는 타이어
저자 이케이도 준 | 역자 권일영
출판 소미미디어 | 2022.5.26.
페이지수 804 | 사이즈 140*200mm
판매가 서적 16,020원 e북 11,25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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