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學,藝術/사진칼럼

[사진의 기억] 불 밝혀 이어갈 일이 있다는 듯

바람아님 2023. 4. 29. 01:06

중앙SUNDAY 2023. 4. 29. 00:24

사진가 이동춘(李東春). ‘동춘당’처럼 한옥의 택호로 불러도 될 것 같은 드문 이름과 어울리게도 오랜 세월을 우직하게 고택과 종가, 서원 등 우리 문화의 원형을 기록해 왔다. 그녀가 찍은 이 사진은 ‘병사서원 향사’ 중 ‘분정’의 모습이다. 병산서원은 향사라 하여 봄·가을로 서애 류성룡 선생을 위한 제사를 지내는데, 서애 선생 문중의 후손들과 제야의 유학자들이 전국 각처에서 모여든다. 이른 아침부터 제사 준비를 하고 선생의 삶과 가르침을 밤늦도록 되새기다, 다음날 새벽닭이 울기 전에 제사를 지낸다. 제사 준비의 일부로서, 모인 사람 가운데 누가 술잔을 올리고 누가 받들고 누가 받아 놓을지를 정하는 과정이 분정이다. 순서가 정해지면 글 쓰는 소임을 맡은 이가 단정히 꿇어앉아, 벼루에 먹 갈아 한지에 이름자들을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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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의 기억] 불 밝혀 이어갈 일이 있다는 듯

 

[사진의 기억] 불 밝혀 이어갈 일이 있다는 듯

봄밤이다. 초승달을 사이에 두고 목성과 금성이 일렬로 나란하다. 기와지붕 아래 도포를 입은 한 무리의 사람들이 모여 무언가에 열중하고 있다. 궁금한 듯 잔가지를 세운 매화나무 그림자가 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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