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일보 2023. 7. 24. 05:01
1974년 11월 20일 경기도 연천군의 비무장지대(DMZ). 6ㆍ25전쟁이 멈춘 지 21년이 지난 이날 이 지역의 땅밑에서 한국군과 미군의 장교 2명이 전사했다. 닷새 전인 그달 15일 한국군 수색조가 이곳에서 수증기가 올라오는 걸 발견했다. 수색대원들이 조사를 시도하자 북한군이 총을 쏴 총격전까지 벌어졌다. 북한군이 군사분계선 아래로 몰래 파놓은 땅굴이었다.
그달 20일 로버트 매퀸 밸린저 미 해군 중령과 김학철 해병대 소령 등이 한ㆍ미 병사를 이끌고 땅굴 조사에 나섰다. 땅굴은 자연적으로 만들어진 게 아니었다. 부비트랩까지 설치돼 있었다. 이게 터지면서 현장에서 김 소령과 밸린저 중령이 사망했다. 한국군과 주한미군 총 6명도 중상을 입었다. 이곳은 북한이 후방 침투를 위해 파내려온 뒤 콘크리트로 다져놓은 너비 90㎝, 높이 1.2m, 깊이 지하 45m, 길이 3.5㎞의 인공 구조물이었다.
정전협정의 결과인 휴전선을 지키기 위해 53년 7월 27일부터 이날까지 한국군 4268명과 미군 92명 등 모두 4360명이 북한과의 저강도 전쟁ㆍ비정규전 등에서 전사했다.....4360명에는 2010년 3월 26일 천안함 폭침으로 전사했던 해군 민평기 상사도 있다.....민평기 상사의 희생은 부활한 해군 천안함에 ‘3ㆍ26 기관총’으로 각인됐다. 어머니 윤 여사가 유족 보상금과 성금을 기부해 마련됐다.
전쟁은 끝났지만 완전히 종료되지는 않았다. 70년이 지난 지금도 누군가 155마일의 휴전선을 지키고 있다.
https://v.daum.net/v/20230724050124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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