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일보 2023. 8. 4. 00:09
대부분 선진국과 우리 국민 다수는
중국 오만함과 강압성에 고개 흔드는데
한국 야당, 좌파는 물론 지식인들도 침묵
이제 당당히 말하고 균형 잡을 때 됐다
이른 아침 오른 북한산. 대남문에서 바라보는 백운대의 웅자(雄姿)는 언제 봐도 장엄하다. 그런데 산성길을 걷다 보면 담벼락처럼 낮은 성벽이 다소 의아스럽다. 언젠가 읽은 글이 생각났다.
“조선은 명(明)과 청(淸)으로부터 끊임없이 군사적 트집에 시달렸다. 심지어 왜 북쪽을 보고 성을 쌓았느냐, 성의 높이가 왜 이리 높으냐며 핍박해 대는 바람에 허물거나 낮춰야 했다.”(도서출판 동문선 신성대 대표의 글) 실제로 병자호란 때 청나라는 조선의 축성을 금지시켰다.
중국은 교장 선생님 앞에 불려온 학생처럼 공손하게 앉아 경청하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태도를 한국 국민의 보편적 정서로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미국 일본에 대해선 막말 폭언을 서슴지 않는 민주당과 좌파 활동가들이 중국 앞에만 서면 작아지는 이유는 △무의식 속 사대주의, 소중화(小中華)주의의 잔재 △사회주의 종주국에 대한 심정적 유대감과 종속감 △현실을 도외시한 평화 우선 가치관의 영향일 것이다.
중국의 심리전에 포섭된 이들이 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더 실망스러운 것은 지식인 집단의 침묵이다. 과거 수년간 중국이 그 어떤 오만한 행태를 보여도 나서서 공개적으로 질타한 중국 분야 관련 교수나 전문가는 손으로 꼽을 정도다.이는 중국이 오랫동안 쌓아온 친중파 육성 전술의 산물일 수 있다. 중국은 수많은 교수 전문가 등을 세미나 등 명목으로 초청해 선물 보따리를 안기고, 숱한 연구 용역 프로젝트를 발주했다.
우리가 먼저 바뀌어야 한다. 정부와 민간 모두 국제규범 기준에 맞게 품위 있으면서도 당당하게 비판하고 반박해야 한다....먼 장래 통일 후 논의될 문제이긴 하지만 1907년 청일 간 간도협약으로 중국 땅이 되어버린 간도 문제에 대한 연구도 축적해야 한다.
오만하고 힘자랑을 일삼는 국가 옆 국민일수록 주눅 들면 안 된다. 따질 건 따지면서 자존감을 지켜야 한다. 성벽 높이까지 간섭하고 군림해도 감내해야 했던 변방의 약소국이 아니다. 기울어진 균형추를 당당하고 냉정하게 균형으로 맞춰가야 한다.
https://v.daum.net/v/20230804000908010
[이기홍 칼럼]중국의 오만을 다스리는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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