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學,藝術/아트칼럼

추악한 인생 그린 연작 판화, 최초의 미술 저작권법 만들다 [송주영의 맛있게 그림보기]

바람아님 2023. 8. 22. 05:23

한국일보 2023. 8. 22. 04:32

<28> 그림 보호 재판 청구, 저작권 인정 시초

편집자주
아무리 유명한 예술작품도 나에게 의미가 없다면 텅 빈 감상에 그칩니다. 한 장의 그림이 한 사람의 삶을 바꿀 수도 있습니다. 맛있게 그림보기는 삶의 의미를 찾아가는 그림 이야기입니다. 미술교육자 송주영이 안내합니다.


‘막장드라마’라고 하면 불륜, 패륜, 출생의 비밀, 불법사기 등 온갖 비윤리적인 사건들이 개연성 없이 소란스럽게 펼쳐지는 TV드라마가 생각난다. 원래 ‘막장’은 석탄 광산의 맨 끝부분을 뜻한다. 더는 나아갈 수 없는 막다른 벽이 막장이다......서양미술사에서 예술로 인정받는 ‘막장드라마’가 있다. 영국 18세기 화가 윌리엄 호가스(William Hogarth)의 연작 시리즈들이다. 호가스는 최초의 미술저작권을 만든 사람으로도 유명하다. 막장드라마와 미술저작권이 어떻게 만났을까?

청년 시기의 호가스는 상업미술가로 제법 알려졌지만 정작 자신은 화가라는 예술가, 더 나아가 미학서를 출간하며 학자로 인정받고 싶어 했다.....이후 1731년 호가스가 34세가 되던 해 ‘대박’이 났다. 그의 첫 번째 연작 ‘창녀의 과정’이 큰 성공을 거두었다.  호가스의 연작 시리즈는 요즘으로 치면 영화 제작을 위한 ‘스토리보드’와 같다.

이후 1731년 호가스가 34세가 되던 해 ‘대박’이 났다. 그의 첫 번째 연작 ‘창녀의 과정’이 큰 성공을 거두었다......2년 후 그는 두 번째 연작 ‘난봉꾼의 과정’을 시작했다..... 이번에는 한 남성의 비극적 인생을 담았다. 엄청난 대중적 인기 때문에 여기저기서 그의 그림을 허락 없이 베껴 파는 해적판이 나돌기 시작했다. 가만히 당하고 있을 호가스가 아니다. 그리하여 1735년 38세의 호가스는 또다시 영국 법원을 찾았고 마침내 그는 ‘호가스법(Hogarth Act)’을 탄생시켰다. 이 ‘판화가 저작권법’은 시각 저작물을 다루는 최초의 미술 저작권법이자 창작자의 저작권을 인정한 최초의 사례다.

오늘날 우리에게 저작권은 창작자의 권리를 보호한다는 인식이 크지만 저작권법의 시작은 그 반대였다.....1764년 67세의 나이로 사망하기 전, 자신을 보살핀 하녀에게 “그동안의 노동에 감사한다”는 편지와 함께 상당한 유산을 따로 챙겨줄 정도로 온화한 사람이었다.


https://v.daum.net/v/20230822043219951
추악한 인생 그린 연작 판화, 최초의 미술 저작권법 만들다 [송주영의 맛있게 그림보기]

 

추악한 인생 그린 연작 판화, 최초의 미술 저작권법 만들다 [송주영의 맛있게 그림보기]

편집자주 아무리 유명한 예술작품도 나에게 의미가 없다면 텅 빈 감상에 그칩니다. 한 장의 그림이 한 사람의 삶을 바꿀 수도 있습니다. 맛있게 그림보기는 삶의 의미를 찾아가는 그림 이야기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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