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學,藝術/아트칼럼

[우정아의 아트 스토리] [492] 태초의 춤

바람아님 2023. 8. 15. 06:38

조선일보 2023. 8. 15. 03:00

이들의 세상에는 신전도 궁궐도 없이 온통 초록 들판과 파란 하늘뿐이다. 여기가 지상낙원이라 춤을 추는 게 아니라, 이렇게 춤을 추면 거기가 지상낙원이 된다.

이 그림은 1910년 제정 말기 러시아의 대부호이자 미술 컬렉터였던 세르게이 슈추킨이 모스크바의 대저택을 장식하기 위해 프랑스 화가 앙리 마티스(Henri Matisse·1869~1954)에게 주문한 한 쌍의 그림 중 하나다. 다른 한 폭에서는 다섯 명이 같은 배경에 차분히 앉거나 서서 악기를 연주하고 듣는다.

법학을 공부한 마티스는 법원에서 일하다 뒤늦게 화가가 됐다. 반 고흐를 비롯한 당대 인상주의 화가들의 영향을 받아 현실과 동떨어진 파격적인 색채를 쓰기 시작했지만 갑작스레 가세가 기울면서 청년 가장이 된 다음에는 잘 팔릴 법한 얌전한 그림을 그렸다. 그에게 날개를 달아 준 게 슈추킨이다.


https://v.daum.net/v/20230815030011670
[우정아의 아트 스토리] [492] 태초의 춤

 

[우정아의 아트 스토리] [492] 태초의 춤

태초의 인류가 춤을 췄다면 이랬을 것이다. 다섯 사람이 손에 손을 잡고 둥글게 서서 빙글빙글 돌면서 덩실덩실 들썩이고 펄쩍펄쩍 뛰어오른다. 탄력 있는 선으로 단순하게 그려낸 선홍색 몸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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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리 마티스, 춤, 1910년, 캔버스에 유채, 260x391cm, 상트페테르부르크 에르미타주 미술관 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