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2024. 12. 13. 00:06
‘검찰 개혁’ 이루기 위해 文이 발탁한 ‘尹·曺 환상조’
꿈은 이뤄졌지만 두 사람과 나라는 위기에
조국 법무 장관은 2019년 10월 14일 오후 2시 사퇴했다. 1시간 뒤 문재인 대통령이 수석·보좌관 회의를 소집했다. 문 대통령은 “저는 조국 법무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의 환상적인 조합에 의한 검찰 개혁을 희망했다”며 “(이제) 꿈같은 희망이 되고 말았다”고 탄식했다.
문 전 대통령이 ‘환상조’로 꼽은 두 사람은 5년 뒤 우리나라에서 가장 위기에 처한 정치인이 됐다. 윤 대통령은 내란 수사를 받으며 탄핵당할 처지다. 조 대표는 의원직을 상실하고 다음 대선에도 출마하지 못하게 됐다.
문 전 대통령 말대로 그의 ‘꿈’이 윤·조 두 사람을 정치의 길로 이끌었다. 문 전 대통령이 가장 이루고 싶었던 게 ‘검찰 개혁’이다. 노무현 전 대통령부터 이어진 ‘가문의 숙원’ 같은 것이었다....집권하자 그 꿈을 이뤄줄 사람을 물색했다. 검찰 밖에서는 조국 교수를 골랐다. 그는 검찰 내부에서도 ‘개혁’을 주도할 사람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2013년 국정원 댓글 조작 사건 때 ‘항명 파동’으로 좌천당한 윤석열 검사를 눈여겨봤다. 문 전 대통령은 윤 총장에게 임명장을 주는 날 “국민은 공수처 설치, 수사권 조정 등을 통해 근본적인 검찰 개혁이 이뤄지길 바란다”고 했다. 임명 이유가 검찰권 약화에 총대를 메라는 뜻임을 숨기지 않았다.
문 전 대통령이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 발탁한 ‘윤·조 환상조’는 이후 대한민국 정치에 큰 영향을 미쳤다. 문 전 대통령이 조국 장관 임명을 강행하지 않았다면 조국 사태는 벌어지지 않았을 것이다. 조국 사태가 없었다면 윤 대통령이 정치에 뛰어들 일도 없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검사 윤석열이 정치인 윤석열로 변신하는 계기가 됐다.
두 사람은 위기에 처했지만 문 전 대통령의 꿈은 결국 이뤄졌다. 검찰 수사권은 상당 부분 경찰로 넘어갔다. 간첩 수사도 국정원을 떠나 경찰로 이관됐다. 고위 공직자 범죄 수사는 공수처가 가져갔다....문 전 대통령의 꿈은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 그의 꿈은 지금 이 시각에도 대한민국을 흔들고 있다. 한 사람의 희망이 다른 많은 사람들에게 비극이 될 수도 있다는 사실에 새삼 놀랄 따름이다.
https://v.daum.net/v/20241213000617694
[태평로] 文의 ‘꿈’이 낳은 비극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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