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록 ‘디코딩 스케이프(Decoding Scape)02’(2012년)
숲에서 나온 불빛들이 반짝이고 있다. 빛들은 마치 행진하는 생명체들처럼 새벽의 붉은 대지를 뒤덮고 있다. 자세히 보면 작은 불빛들은 한글 시옷(ㅅ)의 형태다. 숲과 대지와 시옷은 어떤 관계일까.
작가에 따르면 한글은 단순한 소통의 도구가 아니다. 글자 하나하나에 고유의 의미가 있다. 그 가운데 시옷은 사람, 생명을 뜻한다. 사람,숨, 삶, 숲 등 사람과 생명에 관련있는 말들은 모두 시옷으로 시작한다.
겉으론 고요하지만 숲과 대지엔 수많은 생명들이 있다. 그 생명체들은 숨을 쉬고 사랑하며 살아가고 있다. 한글 시옷이 가득차 있는 것이다. 사진가 이정록은 빛나는 시옷들을 등장시켜 숲과 대지에서 소리없이 왕성하게 움직이고 있는 온갖 생명체들의 소중함을 표현하고 있다.
신경훈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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