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초이
한 해녀가 바다를 바라보고 있다. 얼룩덜룩 색이 바랜 잠수복에서 파도보다 더 고단했던 그녀의 삶이 엿보인다. 광고사진가였던 준초이는 일 때문에 찾은 제주에서 해녀들을 가까이 보게 됐다.
해녀의 모습에 매료된 작가는 그때부터 카메라를 들고 틈틈이 제주에 내려가기 시작했다. 해녀는 말이 없었다. 묵묵히 고단한 물질을 하며 바다를 지켰다. 해녀들은 어떻게 그 차디찬 물살을 견뎌왔을까. 해녀를 찍기 시작한 지 9년이 흐른 요즘 작가는 그 답을 어렴풋이 알게 됐다. 깊이 주름진 손으로 가족을 위해 헌신하는 해녀는 거친 파도로 덮여 있지만 그 품에 안기면 싱싱한 먹을거리를 아낌없이 내주는 바다와 꼭 닮아 있었다.
신경훈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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