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學,藝術/사진칼럼

[사진으로 보는 세계] 뭉크의 '절규' 속 생생한 붉은 노을, 화산재 때문일까?

바람아님 2014. 8. 18. 09:20

(출처-조선일보 2014.08.18 김옥선 용인 흥덕중학교 교사)

지난 2010년 4월 북대서양의 아이슬란드에서 화산이 폭발했어요. 
뜨거운 용암이 흐르면서 주변 얼음을 녹여 때아닌 홍수까지 났지요. 
당시 화산재가 11㎞ 상공까지 올라가 유럽 하늘을 뒤덮으면서 항공기 운항까지 모두 멈췄습니다. 
화산재는 미세한 암석 조각으로 구성돼 비행기 엔진에 들어가면 매우 위험하다고 해요. 
당시 반도체·식료품 등 항공기로 운반하는 품목의 수출입에도 문제가 생겨 전 세계 사람들이 큰 불편을 겪었지요. 
우리는 평소 잘 느끼지 못하지만, 화산은 정말 무서운 존재랍니다.

사진 속 저 멀리 연기를 내뿜는 화산은 인도네시아 자바섬 중앙에 있는 메라피(Merapi) 화산이에요. 
인도네시아 내에서도 가장 활발히 활동하여 무척 위험한 화산으로 꼽힙니다. 
지난 2010년에 대규모 분출을 일으켜 350명 이상이 숨지고 30만명 이상이 집을 잃었어요. 
2011년 말에도 분출을 일으켜 화산재가 주변 지역으로 100㎞ 이상 퍼졌지요. 
지금도 가스가 분출되는 등 늘 화산활동 조짐을 보이고 있답니다.

뭉크의 '절규' 속 생생한 붉은 노을, 화산재 때문일까?
▲ /사진=한성필 사진작가
현재 인도네시아에는 메라피 화산 말고도 120여개의 화산이 활동 중이라고 해요. 
이처럼 인도네시아에서 화산과 지진 활동이 활발한 것은 환태평양 조산대에 위치하였기 때문입니다.

환태평양 조산대는 남극 대륙의 팔머반도에서 남아메리카의 안데스, 북아메리카의 알래스카, 러시아의 쿠릴열도, 일본열도를 
거쳐 타이완·동인도제도·뉴질랜드로 이어지는 길이 4만㎞의 조산대예요. 
조산대를 따라 화산·지진 등이 활발하여 '불의 고리(Ring of Fire)'라고 불리지요.

오른쪽 사진은 노르웨이 화가 에드바르 뭉크의 '절규'입니다. 
작품 배경에 불타오르는 듯한 노을이 보이지요? 
이에 대해 여러 가지 가설이 있는데, 그중 하나가 화산 폭발 때문에 그려졌다는 것이에요. 
1883년 8월 인도네시아의 크라카토아 화산 대폭발로 엄청난 양의 화산재가 퍼져 이듬해 2월까지 지구 전역에서 생생한 붉은 
노을이 관측되었는데, 그 모습을 그림에 담았다는 말이지요. 
당시 퍼진 화산재가 태양에너지를 반사하여 지구 온도를 평균 0.5℃ 떨어뜨렸는데, 기후가 정상으로 돌아오는 데 5년이나 
걸렸다고 해요.

뭉크의 작품에서 보듯, 예술은 사회를 반영하는 거울이 되기도 한답니다. 
앞으로 예술 작품을 접할 때는 그 속에 담긴 당시 사회의 모습을 탐구해 보면 어떨까요?

<뭉크의 작품 '절규' 해설 - 불로그내 글 바로가기>
    [김영나의 서양미술산책] [10] 뭉크의 '절규'
    무더위 잊게 할 풍성한 '빅 4' 전시들


<각주1-에드바르 뭉크의 작품 '절규'의 "배경은 불타오르는 듯한 노을"이란 의견>
[횡설수설/정성희]화산과 노을
(출처-동아일보 2008-08-22 정성희 논설위원)

붉게 소용돌이치는 하늘 아래 두 귀를 막고 있는 유령 같은 사람의 모습을 표현한 

에드바르 뭉크의 ‘절규’는 근원을 알 수 없는 현대인의 공포심과 광기를 표현한 걸작이다. 

미술평론가들은 그림의 주인공은 일생 동안 정신분열증에 시달리며 사람들과의 소통을 
두려워했던 화가의 자화상이라고 설명한다. 

그런데 몇 해 전 미국 텍사스대 연구진이 그림 속 남자를 그토록 절규하게 만든 것은 
‘화산 폭발이다’라는 이론을 내놓아 눈길을 끌었다.

▷연구진은 뭉크가 살았던 오슬로를 샅샅이 뒤져 그림 속 남자가 비스듬히 서 있는 배경과 

똑같은 협만(峽灣)을 찾아냈다. 그 풍경은 ‘절규’의 초기 스케치와 일치했다. 

연구진이 뭉크가 서 있었을 것으로 추정된 자리에 서본 결과 

뭉크가 본 것은 1883년 인도네시아 크라카타우 섬에서 발생한 화산 폭발의 여파로 생긴 저녁노을이란 결론을 내렸다. 

당시 폭발로 뿜어져 나온 엄청난 화산재는 전 지구로 흩어져 미국과 유럽에 몇 달간 강력한 노을을 만들었다. 

뉴욕 주 소방대원들이 이 노을을 실제 불로 착각하고 출동했다는 일화가 있을 정도였다.


▷요즘 서유럽에도 뭉크가 살았던 때처럼 화산재가 만든 노을의 절경(絶景)이 펼쳐지고 있다고 한다. 

미국 알래스카 주 카사토치 화산이 폭발하면서 뿜어낸 화산재가 성층권으로 올라가 서풍(西風)을 타고 네덜란드, 벨기에, 

덴마크 상공에 다다르면서 환상적 노을을 선사하고 있다는 것이다. 

미세한 먼지인 화산재가 해질 무렵의 태양광선을 살짝 가리면 엄청나게 붉고 펄럭이는 듯한 노을이 탄생한다.


▷‘바람이 머물다간 들판에/모락모락 피어나는 저녁연기/색동옷 갈아입은 가을언덕에/빨갛게 노을이 타고 있어요.’ 

동요 ‘노을’은 한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창작동요 1위로 선정되기도 했다. 

한국인에게 노을만큼 정답고 아련한 어린 시절의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것도 드물다. 

그러나 노을은 보기엔 근사해도 반갑지 않은 자연현상이다. 

대기 중 먼지가 많으면 태양광선 중에서 파장이 짧은 파란색은 산란되고 파장이 긴 빨간색은 산란되지 않아 

하늘이 붉게 물드는 현상이기 때문이다. 

이제부터는 멋진 노을을 보게 되면 감상에 젖기에 앞서 건강 보호를 위해 마스크라도 써야 할 건가.

정성희 논설위원 shchung@donga.com 



<각주2-에드바르 뭉크의 작품 '절규'의 "배경은 불타오르는 듯한 노을"이란 의견>

(출처-사이언스투데이)


그림 속 하늘이 붉은 색인 이유는, 지구 반대편에 있는 화산의 대폭발 때문이었다는 새로운 학설이 등장했습니다.

'절규'가 그려지기 전인 1883년, 인도네시아 크라카토아 화산이 대폭발하면서 미세한 암석 파편이 대기 중에 쏟아 

부어졌는데요, 그해 11월부터 다음해 2월에 걸쳐 전지구상에서 생생하고 붉은 노을을 관측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텍사스 대학 천체물리학과 교수도날드 올슨'절규'의 배경크라카토아 화산 폭발에 의한 것이라는 결론을 얻기 

위해 뭉크가 그림을 그린 장소를 찾아냈는데요, "오슬로 에케베르그에서 구부러진 길을 막 돌아간 조금 높은 지대가 바로 

뭉크가 서 있었던 그곳"임을 밝혀냈습니다. 


뭉크는 이곳에서 남서쪽을 보고 있었는데, 그곳은 정확히 인도네시아 크라카토아 화산이 존재했던 방향이고, 

당시 붉은 노을이 보였을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고 합니다.


결국 '절규'에 등장하는 주인공은 정신적인 충격 때문에 절규하는 것이 아니라, '절규하는 듯한 화산 폭발 소리를 견디지 

못하고 귀를 막은 것이다'라는 가설이 세워졌는데요, 실제로 이 화산이 대분화했을 때 세계 각처에서 폭발음이 들렸다고 하니, 

뭉크가 폭발음과 붉은 화산재에 영감을 받아 '절규'가 탄생했을 거라 추측하는 것도 흥미진진한 감상법일 수 있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