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學,藝術/디자인·건축 455

어느 아침, 건축의 위안[공간의 재발견/정성갑]

동아일보 2022. 07. 08. 03:03 서울 남산 아랫자락에 있는 밀레니엄힐튼이 올해까지만 영업을 하고 운영을 중단한다. 언론에도 여러 번 보도가 돼서 이미 알고 있었지만 혹시나 하는 마음에 호텔에 갈 일이 있으면 직원분들에게 그새 달라진 것이 없는지 묻곤 한다. 호텔도 슬슬 이별을 준비하는 것처럼 보인다. 1983년 호텔이 문을 열 당시의 사진부터 도어 데스크 직원들이 입었던 유니폼, 객실에서 사용하던 아이스 버킷과 재떨이까지 로비에서 전시 형태로 소개를 하는데 한 점 한 점이 다 고풍스럽고 아름답다. 호텔 문화를 만들기 위해 열과 성을 다하던 저 때가 이곳에서는 벨 에포크(프랑스어로 ‘아름다운 시절’이란 뜻. 19세기 말부터 제1차 세계대전 발발 전까지 전례 없는 풍요와 평화를 누렸던 황금기) ..

[이 한장의 건축] 푸르른 초원에 유리꽃 피었네

조선일보 2022. 07. 06. 03:06 4분. 초원 위의 마술쇼가 펼쳐지는 데 걸리는 시간이다. 알루미늄 틀에 끼운 뾰족한 삼각형 유리판 10개가 서로 지탱하며 만든 넓이 141㎡ 구조물. 이 공간이 시간에 따라 변신한다. 이를 꼭 맞춰 빈틈없이 닫혔을 땐 보석, 꼭대기 부분이 차츰 열리면서 왕관, 완전히 펼쳤을 땐 활짝 핀 꽃 모양이 된다. ‘삼단 변신’ 하는 유리 온실. 마치 유리 꽃이 개화(開花)하는 과정 같다. 지난달 27일 영국 웨스트 석시스 지방의 울베딩 정원(Woolbeding Gardens)에서 공개된 온실 ‘글래스하우스(Glasshouse)’다. 특수 수압 메커니즘을 적용해 꽃이 피고 지듯 기온에 따라 유리 구조체가 열렸다 닫혔다 반복하는 구조다. 이 자체가 훌륭한 ‘키네틱 아트(k..

매일매일 자라는 100년 전 가우디의 꿈 [삶과 문화]

한국일보 2022. 06. 10. 00:00 비릿할 만큼 짙은 풀 냄새가 여름이 다가왔다고 알려주는 요즘, 뜨끈해진 공기처럼 일상도 나른해지다가 갑작스러운 부고에 정신이 번쩍 들었다. 노쇠한 부모님이 돌아가셨나 했는데 읽다 보니 또래 지인의 본인상이었다. 불과 얼마 전까지 같이 웃고 지냈던 기억에 울컥 목이 메었다. 이렇게 누군가를 떠나 보낸 날로 기억하는 계절이 또 하나 늘어났다. 먼 역사의 인물들도 떠난 날의 회한이 자꾸 마음에 남는다. 96년 전 오늘은, 스페인의 바르셀로나라는 도시를 세상 사람들의 머릿속 지도에 깊이 새긴 천재 건축가 가우디가 죽은 날이다. 한창 첨탑이 올라가던 성가족 성당에서부터 전차가 다니는 큰 길을 건너 40분 정도 거리. 성당을 짓는 동안 가우디는 매일 새벽마다 산 펠립 네..

[부부 건축가의 공공탐색] 기억의 언덕, 절두산 순교성지

한겨레 2022. 05. 15. 18:36 [부부 건축가의 세상짓기] [부부 건축가의 공공탐색] 노은주·임형남 | 가온건축 공동대표 멋진 재료와 외관을 가지고 있고 기능적으로 잘 작동한다면 좋은 건축물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그런 외형적 요소보다 더 중요한 것은, 그 건축물에 담은 생각과 주변의 조화일 것이다. 건축물은 땅 위에 세운다. 그러기에 건축물에 자리를 내어준 자연과의 조화는 너무나도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짓다 보면 과시하고 싶어지고 결국 ‘자의식 과잉’ 건축물이 되는 경우가 많다. 그 건물은 결국 주변과 불화하며 조화롭지 못한 건축물이 돼버린다. 가끔 건축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건축물 선호에 관한 설문조사를 한다. 그때, 역시 주변과 조화를 이루며 하나의 자연처럼 된 건축물이 대부분 앞자리..

[단독] 서울 한복판 110년 '금단의 땅'에 12m 하늘 전망대 들어서

조선일보 2022. 05. 11. 05:00 일제강점기부터 110년간 공개 안 된 송현동 부지 내년 9월 건축비엔날레 기간에 임시 건축물 세워 지상 12m·지하 4m 두 공간.. 100% 재활용 가능 조병수 총감독 "파노라마로 서울 보며 역사 음미" 지하 4m에서 옛 한양의 지세(地勢)를 느끼고, 지상 12m에서 2022년 서울의 산세(山勢)를 느낀다. 서울 도심 한복판 110여 년간 일반에 공개되지 않은 ‘금단의 땅’이 건축 무대가 된다. 서울 종로구 송현동 48-9번지. ‘이건희 기증관’이 건립될 예정인 일명 ‘송현동 부지’에 내년 9월 파빌리온(가설 건축물)이 들어설 예정이다. ‘땅의 도시, 땅의 건축’을 주제로 내년 9~10월 열리는 2023 서울도시건축비엔날레 동안 설치된다. https://ne..

도시 정비 새 모델 실험 난항, 기로에 선 백사마을 재개발

중앙SUNDAY 2022. 05. 07. 00:03 [한은화의 공간탐구생활 ] 서울의 마지막 달동네라고 불리는 ‘백사마을’ 재개발 사업이 또다시 멈춰섰다. 2009년 노원구 중계동 일대 18만6965㎡가 주택재개발정비구역으로 지정됐고, 우여곡절 끝에 지난해 사업시행인가를 받았다. 일반분양 아파트 1953가구, 공공임대 484가구를 지을 계획으로 3~4월 조합원 분양에 들어가려 했지만 사업이 지연되고 있다. 공사비가 문제다. 일반분양 아파트가 아니라 서울시가 매입하기로 했던 공공임대주택의 공사비가 너무 비싸다는 것이 이유다. 임대주택 공사비가 3.3㎡당 1100만 원대로, 분양 아파트의 2배가 넘는다. 서울시는 “임대주택 건축비가 같은 단지 내 분양주택 대비 2배 이상 필요하고, 임대주택 매입가로 보면 다..

전위적 건축의 극단, 프랭크 게리[임형남·노은주의 혁신을 짓다]

동아일보 2022. 05. 03. 03:02 인간의 역사는 반복과 개선을 거듭하며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고 변증법적 발전을 통해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 고전주의가 지나면 낭만주의가 오고, 질서와 균형을 중요시하던 르네상스 이후에 바로크가 뒤따랐다. 같은 맥락에서 20세기 초에 시작된 합리적이고 논리적인 ‘모더니즘 건축’ 끝에 낭만적이고 화려한 경향의 건축이 널리 퍼졌다. 특히 20세기 후반에 등장한 자유로운 형태의 건축은 보편적인 가치와 합리적인 구조의 건축으로 채워졌던 도시의 풍경에 활기와 해방감을 준다. 마치 “이런 것은 어때?”라고 묻는 것 같다. 사실 인간의 생각은 처음부터 질서정연하기보다는 뒤엉켜 있으며 자유로운 상상에서 출발한다. 그런 뒤 그것을 펼쳐놓고 순서를 맞추고 문맥을 따져가며 정리한다...

[포착] 유엔이 세계 최초 부산 앞바다 건설 예정인 '해상도시'

국민일보 2022. 04. 26. 18:30 부산에서 추진하는 세계 최초의 ‘지속가능한 해상도시’의 이미지가 26일 오후 10시30분(현지시각 26일 오전 9시 30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리는 유엔 해비타트 원탁회의에서 공개됐다. 지속가능한 해상도시는 기후변화로 인한 해수면 상승에 취약한 해안 도시들을 위해 유엔 해비타트와 해상도시 개발기업 오셔닉스가 추진하는 프로젝트다. (중략) 부산시 등은 내년부터 2026년까지 기본·실시설계와 관련 부서 협의를 거치고 2027년 해상도시를 착공해 부산시가 세계박람회 유치를 추진하는 2030년에 완공할 계획이다. https://news.v.daum.net/v/20220426183049450 [포착] 유엔이 세계 최초 부산 앞바다 건설 예정인 '해상도시' [포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