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며 사랑하며-유형진] 외할아버지의 마당예술 국민일보 2017.07.09. 17:33 비가 내리면 세상의 온갖 냄새들이 한꺼번에 올라온다. 비 오기 전 그 냄새들은 어디에 숨어있었는지 궁금할 정도다. 비 오는 날 도시에서는 하수구 냄새라든가, 지하철에서 옆 사람의 옷에서 나는 땀 냄새가 MP3 볼륨을 키운 듯 커진다. 시골에서는 썩어 가는 두엄 .. 人文,社會科學/敎養·提言.思考 2017.07.10
[살며 사랑하며-유형진] B사감 마음의 소유자들 국민일보 2017.06.11. 17:18 외출 준비를 할 때, 선크림을 바르거나 눈썹이라도 정리하려면 남편이 이런 말을 한다. “누구에게 잘 보이려고 그렇게 꾸미고 나가? 내가 보기엔 그게 그건데.” 남자는 세수하고 수건으로 머리를 털어 말리고, 로션 하나 바르고 나면 외출 준비가 끝난다. 하지만 .. 人文,社會科學/敎養·提言.思考 2017.06.12
[살며 사랑하며-유형진] 의리의 의미 국민일보 2017.02.05 18:48 요새 뉴스를 보다 보면 세상에 이렇게나 의리 넘치는 이들이 있었는지 깜짝 놀랄 때가 많다. 몇 년 동안 문자를 주고받던 사이였으면서 서로 모른다고. 내가 살려고 그러는 것인지 상대를 살리려고 그러는 것인지 모르겠지만. 오랜 친구와의 우정, 수 십 년을 해로하.. 人文,社會科學/敎養·提言.思考 2017.02.05
[살며 사랑하며-유형진] 마법사의 노동 국민일보 2017.01.15 18:06 쏟아지는 별빛을 덮고 잠이 들었다. 아침에 일어나보니 큰 교자상에 갈비찜과 톡 쏘는 양장피, 무를 넣어 조린 고등어와 고추장에 무친 시금치, 오징어 파래전 그리고 무국이 차려 있었다. 누가 마법을 부린 것일까? 마법사는 우리 외숙모들. 여기는 나의 외가 청양.. 人文,社會科學/日常 ·健康 2017.01.15
[살며 사랑하며-유형진] 아름다운 타인의 거리 국민일보 2017.01.01 17:30 사람과 사람 사이엔 섬이 있기 전에 그 섬으로 가는 거리가 있다. 나는 그 거리가 좋고, 아름답고 싶고, 잘 지켜주고 싶다. 그래서 나의 그 거리도 존중받길 바란다. 하지만 그 거리를 재는 자는 저마다 달라서 아무리 ‘거리 존중’을 말한들, 그것은 타인의 거리일 .. 人文,社會科學/敎養·提言.思考 2017.01.01
[살며 사랑하며-유형진] 첫 번째 상처 국민일보 2016.12.18 19:06 새 아파트에 첫 입주자로 전세를 살다 이사하게 되었다. 안방의 침대를 들어내자 그 밑에 가늘고 깊게 파인 상처가 드러났다. 관리비를 정산하고, 이삿짐 업체와 통화를 하고, 강아지를 맡기고, 김밥을 한 줄 사 먹고 돌아왔더니, 집주인의 대리인이라는 여자가 와서.. 人文,社會科學/日常 ·健康 2016.12.18
[살며 사랑하며-유형진] 개돼지의 생각 국민일보 2016.07.10. 17:26 무슨 일로 혼났던 건지 이유는 기억 안 난다. 엄마는 몹시 화가 나 계셨고, 나와 내 동생은 화난 엄마의 불똥을 피해 집을 나왔다. 집을 나와봤자 우리가 갈 곳은 뻔하다. 같은 동네에 있는 큰집. 큰집엔 우리와 나이 차이가 그만그만한 사촌 언니들과 동생들이 있다.. 人文,社會科學/日常 ·健康 2016.07.10
[살며 사랑하며-유형진] 따뜻한 것과 뜨거운 것 국민일보 2016.07.03. 17:18 계절은 점점 여름의 가운데로 가고 있다. 뜨거운 태양이 작열하는 한낮엔 걸어 다니기 힘들 정도여서 강아지를 데리고 산책하는 시간이 늦어져 이젠 해가 져야 집 밖으로 나오게 된다. 계절의 변화에 제일 민감한 것은 역시 덮고 자는 이불일 것이다. 어느 샌가 우.. 人文,社會科學/敎養·提言.思考 2016.07.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