時事論壇/橫設竪設

"한·일 관계 영원 … 감정외교 말아야"

바람아님 2015. 6. 22. 08:44

[중앙일보] 입력 2015.06.22

50년 전 협정 주역 JP의 충고

 

김종필(JP·얼굴) 전 국무총리는 1951년부터 14년간 진행된 한·일 수교(修交) 협상에서 제일 어려웠던 청구권 문제를 해결했다. 62년 11월 ‘김종필-오히라 회담’은 65년 6월 22일 조인된 한일협정의 돌파구였다. 그로부터 50년. 한·일 국교정상화 협상의 주인공인 JP에게 한국은 물론 NHK·문예춘추(文藝春秋)를 비롯해 일본 유수의 언론사들이 수교 50주년을 기념하는 공식 인터뷰를 요청했다. 그는 이들 요청에 침묵으로 일관했다.

JP는 21일 서울 신당동 자택에서 본지 기자에게 인터뷰를 거절한 이유를 “나는 50년 전 매국노 소리를 들어가며 한·일 회담을 매듭지었다. 지금처럼 양국 관계를 심하게 경색시킨 책임이 도대체 누구에게 있나. 양국의 지도자인 박근혜 대통령과 아베 신조 총리가 결자해지(結者解之)하는 심정으로 한·일 관계를 회복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다음은 김 전 총리의 발언.

“양국 관계가 어려워진 상황에서 내가 언론이나 대중 앞에 나서 적당히 뭐 잘한 것처럼 떠드는 것은 싫다. 일본 사람들은 내가 왜 그들의 인터뷰를 거절하는지 알아야 한다. 결국 아베 총리가 일을 그르치지 않았나. 우리 정부의 대일(對日)외교도 문제가 있다. 상황을 앞질러서 희망사항을 갖고 국사(國事)를 다루면 곤란하다. 아베는 자기의 뜻을 쉽게 꺾지 않을 것이다. 박근혜 대통령도 원칙이 너무 강하다. 두 지도자는 물러나면 그만이지만 양국의 국민 관계는 영원하다. 두 분이 책임감을 느끼고 문제를 해결하기 바란다. 외교에 감정이 섞이면 안 된다. 때로는 예스도 노도 없는 게 외교라는 걸 알아야 한다.”

전영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