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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환의 월드줌人] 무엇이 제 젊음을 뺏은 겁니까..中 30대 남성의 비극

바람아님 2015. 9. 10. 07:29
세계일보 2015-9-9

실제 나이는 서른이지만 얼굴은 80세에 가까워 보이는 중국인 남성 사연이 모두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 이 남성은 신분증과 다른 얼굴 때문에 은행에서 인출조차 못 한다.

중국 충칭(重慶) 시에 사는 위안 타이핑(30)의 얼굴은 깊게 팬 주름으로 가득하다. 미간을 찡그릴 때 생기는 일시적인 주름이 아니다. 칼로 정교하게 그은 듯 그의 이마, 볼 그리고 입가가 주름투성이다.

이야기는 1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스무살이던 당시, 타이핑의 팔과 다리 여기저기에는 작은 부종(浮腫)이 생겼다. 이후 부종은 주름으로 변했는데, 점점 시간이 지나면서 그의 얼굴에도 같은 증상이 생기더니 모두 주름이 됐다.

병원을 찾아간 타이핑에게 의료진은 명확한 진단을 내리지 못했다. 의사들은 주름이 어째서 생겼는지 밝히지 못한 채 고개만 갸우뚱했다. 이도 저도 몰라 답답한 타이핑은 거울 너머로 주름만 가만히 쳐다볼 뿐이었다.

한 가지 좋지 않은 사실은 타이핑의 동생 타이유하(25)도 비슷한 증상을 겪고 있다는 점이다. 타이유하에게도 부종이 생겼는데, 이는 초기 타이핑에게 나타났던 증세와 똑같다. 그는 2주마다 한 번씩 병원에서 치료받고 있다. 그러나 머지않아 타이유하의 얼굴도 형처럼 주름이 가득해질지 모른다.

타이핑은 은행에 돈을 인출하러 갔다가 퇴짜 당한 적도 있다. 그의 신분증 사진과 실제 얼굴이 다른 것을 수상하게 여긴 은행원이 타이핑에게 돈을 내줄 수 없다며 나가라고 한 것이다.

타이핑의 아내도 피해자다. 두 사람이 밖에 나가면 시민들은 이들을 이상하게 쳐다봤다. 중년남성과 젊은 여성의 불륜관계를 생각한듯하다. 타이핑의 아내는 “사람들은 젊은 내가 어째서 늙은 남자와 같이 있냐며 묻기도 한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더 이상한 점은 타이핑 형제에게만 주름이 생긴 게 아니라는 사실이다. 이들이 사는 마을 주민 중에도 비슷한 증세를 겪는 사람이 2명 정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가족 중에도 같은 병력을 가진 사람이 없었다. 유전에 따른 병이 아니라고 타이핑이 확신하는 이유다.

건설회사 관리로 일하는 타이핑은 작업환경이 원인이 아닐까 생각한 적도 있다. 그러나 이 같은 환경이 그에게 영향을 끼쳤는지도 밝혀지지 않았다.

“왜 제게 이런 일이 생긴 걸까요.”

누구도 정확한 원인을 밝히지 못하는 사이 타이핑의 한숨은 날로 깊어지고 있다.

김동환 기자kimcharr@segye.com
사진=영국 일간 데일리메일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