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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北核 앞에서 日은 붙잡고 있는데 韓은 버리겠다는 것

바람아님 2017. 11. 21. 08:03

(조선일보 2017.11.21)


일본 집권 자민당의 이시바 시게루 전 간사장이 지난 18일 한 강연에서 "일본은 핵무기를 만들 생각은 전혀 없지만

여차하면 만들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억제력이 되고 있는지는 잘 알아야 한다"고 했다. 최근 다른 강연에서는

"북·중·미·러가 핵보유국인 것을 생각하면 일본이 핵무기를 만들 수 있는 기술을 갖춰야 한다"는 말도 했다고 한다.

이시바 전 간사장은 아베 이후 일본 총리가 될 가능성이 높은 인사들 중 한 명이다.

일본은 지금까지 한 번도 자신들의 핵무장 능력을 후퇴시키는 조치를 한 적이 없다. 핵연료 재처리 권한을 확보한 상태에서

핵물질을 축적하고 핵 능력을 고도화해 이제 완벽한 수준의 핵 잠재력을 갖췄다. 일본이 마음만 먹으면 당장 내일이라도

핵무기를 만들어 낼 수 있다는 말이 괜히 나오는 게 아니다.


물론 미국의 동의 없이 일본 핵무장은 불가능하다. 지금 당장은 일본 국민들도 원하지 않는다.

그러나 국가 보위를 책임진 정치인들이 안보의 최소한 조건에 대해 준비하고 고민하는 것은 다른 차원의 문제다.

핵무장 할 능력이 있고 명백한 위협 앞에서는 그것을 실행할 결의를 가진 나라와 핵 능력 자체가 없거나

그럴 의지조차 없는 나라는 하늘과 땅의 차이다. 일본 수준의 핵무장 능력은 그 자체로 핵 억제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이시바 전 간사장은 일본이 그 능력을 결코 포기해선 안 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그는 "핵에 대한 지식이 없으면 핵으로부터 몸을 지키는 지식도 얻을 수 없다"고 했다. 원자력 관련 기술을 반드시 유지,

발전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실제 일본은 쓰나미로 인한 원전 사고를 겪고도 원전을 재가동하고 있다.


한국도 일본, 남아공과 함께 1~2년 안에 핵무장이 가능한 국가로 분류된다.

재처리 권한을 빼고는 원자력 인프라와 인력·기술이 일본과 큰 차이가 없다. 그러나 우리 정부는 탈(脫)원전으로 있는

핵 능력마저 거세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 탈원전으로 원자력 산업·연구 기반이 붕괴되면 10~20년 안에

우리는 사실상 핵무장 능력 자체가 없는 나라로 전락할 가능성이 높다.


북핵은 일본이 아니라 한국을 첫째 목표로 삼고 있다. 현실적으로 북핵의 목표는 한국뿐일 것이다.

이런 처지에 있는 나라의 집권당 정치인들은 핵은 핵으로써만 막을 수 있다는 절대 진리조차 외면하고 사기극으로 끝난

한반도 비핵화에만 매달려 있다. 최악의 경우에 나라와 국민을 무엇으로 지킬 것이냐고 물으면 대답도 하지 않는다.

한국의 집권당 정치인 입에서 나와야 할 얘기를 북핵 위협으로부터 한발 떨어져 있는 일본의 집권당 의원에게서 듣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