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學,藝術/디자인·건축

[정경원의 디자인 노트] [213] 바우하우스 유산의 세계 일주

바람아님 2019. 4. 1. 10:51

(조선일보 2019.04.01 정경원 세종대 석좌교수·디자인 이노베이션)


올해 개교 100주년을 맞아 현대적인 디자인 교육의 효시인 바우하우스의 업적을 기리는 행사들이 펼쳐지고 있다.

데사우 바우하우스 재단은 이 학교의 유산(遺産)을 널리 공유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했다.

건축가 반 보 르-멘젤(Van Bo Le-Mentzel)은 세계 여러 지역을 순회하며 활동하기에 적합한 특수 차량을 디자인했다.

바우하우스 설립에 앞장섰던 초대 교장 발터 그로피우스가 1925년 디자인한 데사우 교사를 축소한 외관을 가진

트레일러 버스다.


데사우 바우하우스 교사와 세계 순회 버스, 2019년.
데사우 바우하우스 교사와 세계 순회 버스, 2019년.


15㎡(약 4.5평) 넓이의 아파트 같은 실내에는 바우하우스의 역사와 업적을 담은 서적들로 채운 도서실, 전시 및

워크숍 공간 등이 마련되었다. 바우하우스 버스는 이미 2019년 1월 4일부터 22일까지 독일 동부의 데사우에서 '식민주의'와

'현대성'에 대한 주제로 네 차례의 워크숍을 개최했다. 이어 1월 24일부터 27일까지 베를린에서 열린

'바우하우스 100주년 기념 페스티벌'에 참여했다. 4월 4일부터 12일까지 아프리카 콩고민주공화국의 수도인 킨샤사에서

'공동 미래(Collective Future)'를 주제로 워크숍들을 개최한다.


과거 다양한 식민지 출신 디자이너들이 한데 모여 일상생활 환경이 공동 미래의 창출에서 어떤 역할을 하게 될 것인지를

토론하고, 유럽 중심주의적 관점과 무관하게 '포괄적인 현대주의 선언(Inclusive Modernist Manifesto)'을 마련하는 게

목적이다. 7월 22일부터 8월 18일까지 다시 베를린으로 돌아와서 킨샤사 워크숍 결과를 공유·발전시키고,

그 이후 홍콩에서 세미나와 워크숍을 이어간다.


바우하우스 선구자들을 본받아 획일성에서 벗어난 인류의 공동 미래를 이끌어갈 창의적인 인재의 육성에 대한

논의가 결실을 보게 되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