人文,社會科學/自然과 動.植物

[배연국의 행복한 세상] 꽃 아닌 게 없더라

바람아님 2019. 6. 6. 04:20
세계일보 2019.06.05. 08:29
중국의 어느 식당에서 음식을 먹은 뒤 사발을 바닥에 던져 깨는 모습을 TV로 본 적이 있다. 맛있게 먹었다고 표현하는 방식이라는데, 거기엔 이런 내력이 숨어 있다. 중국어에서 깨질 파(破)는 ‘포’이고, 복(福)은 ‘푸’로 발음이 엇비슷하다. 그래서 중국인들은 그릇이 깨진 만큼 복이 온다고 생각한다. 그릇이 깨지는 일을 불길한 징조로 여기는 우리와 정반대라고 할 수 있다.
 
내가 접하는 대상은 그것을 바라보는 나의 시각에 따라 나쁜 일이 되고 좋은 일이 되기도 한다. 송나라 유학자 주자는 ‘약장제거무비초 호취간래총시화(若將除去無非草 好取看來總是花)’란 멋진 말을 남겼다. 나쁘다고 베어버리자니 풀 아닌 게 없고, 좋다고 두고 보자니 모두 꽃이라는 뜻이다.
 
인간관계도 그렇다. 상대가 좋으면 그가 하는 일이 모두 예뻐 보이지만 미우면 모든 행동이 눈에 거슬리게 마련이다. “며느리가 미우면 발뒤꿈치가 계란 같다고 구박한다”는 옛 속담 그대로다. 반대로 아내가 좋으면 처갓집 말뚝을 보고도 절하는 법이다.
 
자신의 질병 역시 마음먹기에 따라 크게 달라진다. 암의 경우 고칠 수 없는 '고질병'으로 생각하는 사람에겐 치료율이 38%에 그쳤으나 그 단어에 점 하나를 붙여 '고칠병'으로 생각했더니 70%까지 치료율이 올라갔다고 한다. 긍정적인 삶의 태도와 마음 상태가 나의 생명을 좌우하는 것이다.
 
세상의 모든 일은 나의 마음 자세에 달렸다. 당신은 긍정적인 사람인가, 부정적인 사람인가? 뜰 앞의 잡초를 보는 사람인가, 꽃을 보는 사람인가? 더 갖기를 바라는 사람인가, 가진 것에 감사하는 사람인가?
 
~~~나라를 망하게 했다는 망국초(亡國草), 풍년이 들게 한다는 풍년초라는 전혀 상반된 이름을 가진 망초입니다. 저는 희망(希望)이란 이름의 望草로 부르고 싶습니다. ~~~
 
배연국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