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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홍의 컬처 엔지니어링] 조국의 무대는 없다

바람아님 2019. 9. 18. 10:27

(조선일보 2019.09.18 정진홍 컬처엔지니어)


문재인이 임명한 조국 '낮은 연방제'의 포석… 정경심, 최순실 판박이
朴·崔가 '경제공동체'면 曺·鄭은 '경제 덩어리'! 조국의 시간은 끝났다

정진홍 컬처엔지니어정진홍 컬처엔지니어


# "후보자는 사노맹에서 사상 전향을 했나?"(김진태)

"잘 못 들었다."(조국)

"사상 전향을 했나?"(김)

"사노맹 강령에 동의하지 않고 대한민국 헌법을 준수한다. 하지만 여전히 사회주의가 한국 사회에

필요하다고 본다. 한국 자본주의의 모순을 해결하려면 사회주의 사상이 필요하다. 지금도 우리가

사회주의 정책들을 충분히 받아들일 수 있다."(조)


# 지난 청문회 말미에 있었던 김진태 자유한국당 의원과 조국 법무장관 후보자 간의 설전(舌戰) 속기록의 일부다.

사노맹에서 전향했냐는 김 의원 질문에 "한국 자본주의의 모순을 해결하려면 사회주의 사상이 필요하다"고

천연덕스럽게 되받아 말했던 조국이다.

그런데 정작 그의 아내와 처남, 그리고 5촌 조카 등은 그 '모순적인 한국 자본주의'의 그늘에서 희한한 가족 펀드를 만들고,

이것을 종잣돈 삼아 일반인이라면 도저히 알 수 없는 사전 정보를 갖고 종국에는 현대차·LG 같은 대기업과도 연계될

2차 전지 사업이나, 비록 와해됐지만 1500억원 규모의 서울 지하철 공공 와이파이 사업권 등 각종 이권에 직접 투자

혹은 개입하거나 더 큰 투자를 유치하는 브로커 등 전방위적으로 움직여왔음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더구나 애초에 가족 펀드를 조성한 돈이 본래는 조국이 민정수석이 된 후 당연히 백지 신탁해야 할 주식을 팔아

만든 것이기에 조국 자신이 이 일의 전모를 알았든 몰랐든 간에 사안의 당사자일 뿐 아니라 공직자윤리법상

피의자가 되는 것은 시간문제다.


# 조국은 공직자 그 누구도 하지 않는 이상한 펀드 투자를 처음에는 돈만 맡겼지 어디에 투자됐는지 전혀 모르는

'블라인드(깜깜이) 투자'라고 둘러댔다. 하지만 지금은 치밀하게 계획된, 사실상의 작전 세력에 의한 투자와 개입이라는 것이

확연해지지 않았는가. 이젠 조국 자신도 결코 "난 모르는 일이었다"고 말할 수 없다.

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순실을 '경제 공동체'로 엮었다면

조국과 그 아내, 처남, 5촌 조카는 그 자체로 하나의 '경제 덩어리'이기 때문이다.

입만 열면 공정과 정의를 표방하던 자가 민정수석이란 정보와 감찰의 허브 자리에 앉자마자 아내, 처남, 5촌 조카가

일사불란하게 자본주의의 음습한 방법들을 총동원해 가족만의 펀드를 조성하고, 이것을 정부가 펼치는 대박 사업만

콕 찍어 투자하고 개입하느라 이리저리 돈을 넣었다 뺐다, 급기야 명동 사채시장에서 10억원 넘는 돈을 '깡' 처리까지

했다니 기가 찰 노릇 아닌가.

박근혜 정부 때는 우병우 민정과 최순실이 남남이었지만 문재인 정부 때는 조국 민정과 정경심이 부부인 점만 다를 뿐이다.

우병우는 뭘 알아서 옥살이했더냐.

박근혜 전 대통령은 끝끝내 자신은 모르는 일이라는데도 900일 넘게 감옥 생활을 하다 엊그제야 수술과 치료를 위해

병원으로 나왔다. 하지만 풀려나기는 요원하다. 적폐 청산에 예외가 없다면 조국도 그만큼 살아야 할지 모른다.

그러니 눈 박히고 귀 열린 국민이라면 의당 그때처럼 분노하는 것이 당연한 것 아닌가.


칼럼 관련 일러스트# 그러고 보면 장기표씨가 한 인터뷰에서 "박근혜에게는 최순실이 한 명이지만

'노빠'의 아바타 문재인에게는 최순실이 열 명"이라고 한 말이 결코 허튼 말이

아닌 듯싶다. 8

0년대 삼민투위원장이었던 허인회의 '녹색드림협동조합'이 깊이 관여된

태양광 복마전은 언제 터져도 터질 일이다. 자그마치 50조원 규모로 진행 중인

전국적인 도시재생뉴딜사업 역시 마찬가지다. 따는 놈이 임자인 애먼 돈이

국토부와 전국 지자체를 통해 넘실대고 있는데 속칭 빨대 꽂는 세력이 곳곳에 있다.

제3, 제4의 최순실과 차은택도 곧 나타날지 모른다.

결국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지난 2년 반 동안 대한민국 경제는 그들이 표방해온 소득 주도 성장도, 포용 복지 경제도 아닌

정권 잡은 이들과 거기에 유착된 이들의 '빨대' 식탁이었던 셈이다.

그 빨대 식탁으로 피 같은 국민 세금이 흔적도 없이 빨려들어 갔던 것이다.


# 성장 없는 분배, 아니 배급으로 이미 대한민국은 거덜이 나 있다.

거기에 '빨대' 식탁마저 곳곳에 차려 드려야 하니 매해 예산이 수십조씩 늘어도 턱없이 모자라는 것이다.

광복 70년이었던 2015년의 국가 예산이 312조였던 것이 5년 뒤인 내년 2020년에는 512조로 부풀어 오른다.

풍선도 너무 불면 터진다. 국가 예산이 이처럼 가파르게 증가하지만 SOC 투자 등 미래를 위한 투자는 별반 없다.

성장 없는 분배와 배급, 그리고 '빨대' 식탁에 올리기에도 바쁘기 때문이리라.

그렇게 거덜난 성장 없는 경제에 또 배급 늘리고 '빨대' 한 상을 차리려니 국채 남발과 가렴주구(苛斂誅求)식 징수 외에

다른 길이 없지 않겠나. 그래서 기업은 크고 작고를 떠나 세무조사에 시달리며 날이 새고 날이 진다.

개인마저 예외가 아니다. 그러니 벌리지도 않지만 또 벌어 봤자 소용없다는 극심한 의욕 상실이 세간의 대세다.

이미 이렇게 우리는 사회주의 체제를 살고 있다.


# 사회주의는 가장 큰 도둑이다.

사회주의는 평등을 가장해 창의를 말살한다. 차이의 가치를 인정하지 않기 때문이다.

공정을 빙자해 경쟁의 가치도 말살한다. 하지만 경쟁 없는 시장은 존재할 수 없다.

대한민국은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바탕으로 한 민주공화국이다. 그러나 문재인 정부는 이를 부정한다.

남북이 하나 되는 평화 경제니 뭐니 하는 구름 잡는 소리만 한다.

급기야 자본주의 모순을 해결하기 위해 사회주의 정책을 펼치겠다는 포부(?)를 감추지 않는 이를 법무장관에 앉혔다.

낮은 연방제로 가기 위한 포석이다. 더 이상 무슨 이야기가 필요한가.

공수처니 검경수사권이니 검찰 개혁이니 하는 말은 다 헛소리일 뿐이다. 그런 일은 해도 국회가 한다.

만약 공수처가 만들어지면 제1번 타자가 조국이다. 하지만 그때까지 기다릴 수도, 거기까지 가지도 않는다.

조국의 시간은 끝났다. 국민에게 멱살 잡혀 끌려 내려오기 전에 스스로 내려오라.

대한민국은 더 이상 당신과 가족의 허접한 연극 무대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