時事論壇/國際·東北亞

와다 하루키 "軍위안부 문제, 위안소 강제성이 본질"

바람아님 2014. 3. 18. 11:33
    "한국 대통령에게 고노담화 지키겠다고 말하는 것이 제일"

와다 하루키(和田春樹) 도쿄대 명예교수는 "일본군 위안부 문제의 본질은 위안소 안에서 (여성이) 당한 것이 당사자의 의지에 반했다는 것, 강제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동북아 근현대사 연구의 권위자인 와다 명예교수는 18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군이나 관헌이 강제 연행을 했다는 점을 보여주는 근거가 없다'고 주장하며 일본군 위안부 제도의 강제성을 부인하려는 일본 우익세력을 강력하게 비판했다.

↑ (도쿄 교도=연합뉴스) 한일 강제병합 100년을 맞이해 한일병합 조약이 애초에 무효라는 내용의 기자회견을 하는 와다 하루키(和田春樹) 도쿄대 명예교수(검은색 뿔테안경을 쓴 인물). 2010년 5월 10일 일본 도쿄도(東京都) 지요다(千代田)구에서 촬영. 2014.3.18

↑ (도쿄=연합뉴스) 이세원 특파원 = 와다 하루키(和田春樹) 도쿄대 명예교수가 15일 도쿄도(東京都) 신주쿠(新宿)구의 한 카페에서 '고노(河野) 담화의 유지·발전을 요구하는 학자 공동성명'에 참여하게 된 배경과 향후 계획 등을 설명하고 있다. 와다 교수는 일본군 위안소의 생활이 강제적이었고 당사자의 의사에 반한다는 것은 명확하다며 위안부 동원의 강제성을 부정하려는 시도를 강하게 비판했다. 2014.3.18 sewonlee@yna.co.kr

와다 명예교수는 "(위안소에) 가서 하는 일의 성격이 본질적으로 강제라고 피해자가 느꼈다는 것, 그것이 (강제성에 대한) 제일의 확신을 준다"며 위안부를 동원하는 과정의 강제성에 초점을 맞춘 논의를 경계했다.

이와 함께 그는 고노(河野)담화의 수정을 생각하고 있지 않다는 아베 총리의 지난 14일 발언에 대해 "어느 정도는 의미가 있다"고 평가하면서도 "계승하겠다고 해도 말하는 방식이 모호하다"면서 "(아베 총리가 앞서 무라야마 담화 등의 계승을 언급할 때) 식민지배와 침략을 절대 언급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와다 명예교수는 "결국에는 (고노담화를) 꼭 지키겠다는 것을 한국 대통령에게 말하는 것이 제일이다. 한국 대통령에게 말하면 회피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일본 정부 대변인인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이 고노 담화를 검증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에 대해선 "한국과 일본의 (담화 발표 전) 조율 문제에 관해 검증하겠다고 말하지만 정말 그럴 필요가 없다"며 "거기에서 불씨나 화재가 생긴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와다 명예교수는 고노 담화나 세계 각지에 설치되는 일본군 위안부 소녀상이 일본인에게 상처를 준다는 우익 세력의 주장에 관해 "문제는 부끄러운 것이 부끄럽다는 점을 모르는 상태가 됐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일본이 전쟁하기 위해, 남자를 전쟁시키기 위해 여성을 데려갔고 그 여성은 강제됐다고 한다면 곧 사죄하는 것이 당연하다"며 "(군 위안부가) 돈을 받았다는 등의 얘기를 하는 것은 매우 부끄러운 것"이라고 질타했다.

와다 명예교수는 하야시 히로후미(林博史) 간토가쿠인(關東學院)대학 교수 등이 중심이 돼 발족한 '고노담화의 유지·발전을 요구하는 학자 공동성명'의 남다른 의미도 강조했다.

그는 자신이 1995년 출범한 아시아여성기금에 깊이 관여했기 때문에 혁신적인 학자들로부터 강한 비판을 받았고 역사 학자 간에 분열이 생겼는데 이번에는 이런 의견 차이를 넘어 함께 움직이기로 했다고 소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