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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세걸음 뒤로 세걸음

바람아님 2016. 11. 11. 23:41

 





앞으로 세걸음 뒤로 세걸음



어떤 상인이 장사를 끝내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한 스님과 함께 걷게 되었다
적막한 산길을
말 동무 삼아 걸으면서
스님이 말했다


이렇게 함께 길을 가는 것도
큰 인연이니 내 그대에게
인생을 살아가는데 꼭 필요한
지혜의 말을 일러주리다
​지혜의 말이오?
그렇소


참을 수 없을 만큼 화가 날 때에는
꼭 이 말을 생각한 후에 행동하시오
대체 무슨 말입니까?
앞으로 세 걸음 걸으며 생각하고
뒤로 세 걸음 물러나 생각하라!


앞으로 세 걸음 걸으며 생각하고
뒤로 세 걸음 물러나 생각하라!


성이 날 때는 반드시 
이 말을 생각하시오.​
그러면  큰 화를 면할 것이오.​
​상인은 스님의 그 말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며 집으로 향했다


집에 도착했을 때는  밤이
사뭇 깊었다.​
​그런데  방문 앞에 웬 신발이​
두 켤레가 나란히 
놓여있는 것이 아닌가!​
하나는 아내의 신발 다른 하나는
하얀​ 남자 고무신이었다.


창에 구멍을 내고  들여다 보니
​아내는 까까머리 중을
꼬옥 껴안고​ 잠이 들어 있었다.
상인은 화가 불처럼 치밀어 올라
부엌으로 가서 식칼을
가지고 뛰어 나왔다.


막 방문을 들어 서려는 순간, ​
스님의 말이 생각났다
상인이 씨근덕 거리며 스님의
그 말을 외면서 ​
왔다 갔다 하는 소리에​
​아내가 깨어 밖으로 나오며
반갑게 맞이했다.


이윽고 중도 뒤따라 나오며..
형부 오랫 만에 뵙습니다
하며 인사를 하는 것이 아닌가. 


까까머리 중은
바로 상인의 처제였던 것이다.
상인은 칼을 내 던지며
스님이 들려 준 말을
​다시 한 번 외쳤다.


앞으로 세 걸음 걸으며 생각하고
뒤로 세 걸음 물러나 생각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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