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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규나의 소설 같은 세상] [106] 통역이 필요한 정치인의 말

바람아님 2021. 4. 15. 07:34

 

조선일보 2021.04.07 03:00

 

카파시는 종이 위에 또박또박 주소를 쓰는 동안 상상했다. 그녀는 그의 안부를 묻는 편지를 쓰리라. 그러면 그도 가장 재미있는 생활의 에피소드만 골라서 답장을 쓰겠지. 그녀는 뉴저지 집에서 그의 편지를 읽으며 웃고 또 웃을 것이다. 머지않아 그녀는 자신의 실망스러운 결혼 생활을 고백할 것이고, 그도 비슷한 고백을 할 것이다. 이런 식으로 그들의 우정은 자라나리라.

- 줌파 라히리 ‘질병의 통역사’ 중에서.


사람은 혼자 있을 때와 누군가 함께 있을 때가 다르다. 정장을 입었을 때, 청바지를 입었을 때 행동거지도 달라진다. 주먹 센 사람 앞에서는 기가 죽고 행색이 초라한 사람 앞에서는 콧대가 높아진다. 말도 그렇다. 연인의 ‘사랑해’와 스토커의 ‘사랑해’는 다르다. 같은 사람, 같은 말이라도 자신이 처한 상황과 상대의 본심을 읽지 못하면 엉뚱하게 해석될 수 있다.

 

https://www.chosun.com/opinion/specialist_column/2021/04/07/37UQNAQUDNARPPYF4AYK64ALOI/
[김규나의 소설 같은 세상] [106] 통역이 필요한 정치인의 말

 

[김규나의 소설 같은 세상] [106] 통역이 필요한 정치인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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