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2021. 09. 01. 03:02
높은 지붕 위에 올라간 새끼 염소가 아래를 내려다봤다. 늑대 한 마리가 지나가는 것이 보였다. 새끼 염소는 늑대가 올라올 수 없는 곳에 있었기 때문에 안심하고 그를 놀려댔다. 늑대는 새끼 염소를 올려다보며 말했다. “이 철딱서니 없는 것아. 네가 지금 우쭐거릴 수 있는 건 네가 잘나서가 아니라 네가 서 있는 그 자리 때문이란다.” - 이솝 ‘늑대와 지붕 위의 새끼 염소’ 중에서 |
상상조차 해본 적 없는 장면이라 충격이었다. 양복 말끔히 차려입은 법무부 직원이 죄인처럼, 흥건히 젖은 아스팔트에 무릎을 꿇고 차관을 위해 우산을 받쳐 들었다. 우리나라 국민이나 탈북자를 위한 자리도 아니었다. 아프가니스탄 난민을 위해 우리 국민이 낸 세금을 쏟아부어 무엇을, 어떻게, 얼마나 잘해 줄 것인지를 발표하는 시간이었다.
https://news.v.daum.net/v/20210901030249724
[김규나의 소설 같은 세상] [127] 법무부 '우산 맨', 우리의 자화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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