時事論壇/國際·東北亞

찬킹청의 중국정치 뚫어보기⑨ 둥관시 성매매 단속에 네티즌들이 반발하는 이유

바람아님 2014. 12. 17. 09:41

(출처-조선일보 2014.02.24 찬킹청, 홍콩 신보 총편집인)

둥관시 연간 성매매 관련 매출 규모는 7조원에 달해

중국 관영 CCTV가 지난 2월 9일 중국 남부 광둥(廣東)성 둥관(東莞)시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성매매 실태를 고발하여 
국내외에 큰 파란을 일으켰다. 그 후 후춘화(胡春華) 광둥성 서기가 ‘매춘과의 전쟁’을 선포하고 나서서 6500여 명의 
경찰력을 동원해 성매매 업소에 기습 단속을 단행하고 있다.

대부분 국가는 사회의 기강을 어지럽히는 매춘·도박·마약에 대해 엄격한 제재를 가하고 있다. 
CCTV 까지 나서서 동관시의 성매매 실태를 상세히 폭로하자 
광둥성 정부는 성매매를 근절하겠다고 나서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다. 
성매매 단속처럼 사회의 기강을 바로잡는 행동은 원래 어떠한 사회적 논란도 야기하지 않는 정당한 행위이다. 
하지만 현재 중국이 놓인 ‘특수한 상황’에서 CCTV가 동관시의 매춘업의 실태를 폭로하자 
오히려 언론과 SNS를 중심으로 둥관시에 대한 지지세력이 등장했을 뿐만 아니라 
CCTV가 다른 뜻이 있는 게 아니냐는 비판까지 등장하고 있다.
최근 중국 광둥성 둥관시에서 진행된 성매매 단속./출처=바이두
최근 중국 광둥성 둥관시에서 진행된 성매매 단속.
/출처=바이두
둥관은 ‘성의 도시(性都)’로 불릴 정도로 매춘의 온상으로, CCTV가 폭로하기 전에도 이미 많은 사람이 심각성을 알고 있었다.
그렇다면 이 매춘업계의 배후에는 과연 누가 있는 것일까? 
이것이 바로 둥관시를 지지하는 첫 번째 근거이다. 
둥관에서 성매매는 오랫동안 암암리에 이루어져왔는데, 과연 이 지역의 공안 혹은 정부가 이 사실을 몰랐으며 
또 그 어떤 조치도 취하지 않았을까? 유흥업소가 공무원과 유착관계를 형성해 공무원의 비호를 받으며 둥관을 
이른바 ‘성매매의 수도’로 만든 것은 아닐까? 
렇다면 CCTV는 어째서 성매매가 이루어지고 있는 실태만을 보도하고 그 진정한 배후에 대해서는 말을 아끼는 것일까?.
CCTV는 어째서 하필이면 이 시기에 둥관시의 어두운 면을 폭로했을까? 
둥관시에서 매춘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은 이미 공공연한 비밀인데, 
CCTV가 ‘폭로’라는 방식으로 이를 보도하면서 많은 네티즌의 의심을 불러일으켰다. 
이것이 둥관시를 지지하는 두 번째 이유이다. 
그 배경에 어떠한 동기가 작용한 것인지 권력투쟁의 필요에 의한 것은 아닌지 혹은 광둥성의 새로운 지도자이자 
시진핑(習近平) 주석을 이을 차기 지도자 후보로 꼽히는 후춘화에 대한 압박의 일환은 아닌가?

CCTV는 정부의 입장을 전달하는 관영 방송사로, 
최근 그 이미지를 바꾸고자 노력하며 프로그램의 다양화를 시도하고 영어 패널을 만드는 등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를 통해 틀에 박힌 방송사라는 이미지를 바꾸기에는 성공했으나 
국민들은 여전히 CCTV를 보며 ‘배후에 무언가 목적이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일례로, 작년 CCTV가 스타벅스의 높은 가격을 지적하며 중국 소비자에 대한 불공정한 가격이라고 지적했다. 
그러자 인터넷에서는 오히려 CCTV가 일부러 스타벅스를 핑계로 미국을 비난하는 것이라는 주장이 등장했으며 
또 일각에서는 이 보도가 CCTV의 전문적이지 못한 모습을 드러내는 것이라 비난하기도 했다.

원래 대중은 사회의 어두운 면을 폭로하는 언론을 지지해왔다. 
하지만 중앙정부의 대변인으로 여겨지는 CCTV가 사회의 폐단을 들춰내면 국민은 이를 신뢰하고 지지하기는커녕 
의심의 목소리를 높인다. 이것이 바로 현재 중국이 직면한 '신뢰위기'를 드러내는 한 단면이다.

둥관시는 2004년부터 지속적으로 성매매를 단속해왔다. 
둥관시 정부는 매번 단속에 성공하여 큰 성과를 거두었다고 홍보했으나 사실 성매매는 뿌리 뽑히지 않았으며 
번번이 되살아나고는 했다. 둥관시와 일부 연해 도시에서 매춘업은 많은 사람을 먹여 살리는 지하산업으로 자리 잡았다. 
둥관시의 성매매 및 관련 산업이 매년 창출하는 경제적 ‘효과’는 400억 위안(약 7조 388억 원)으로, 
정부의 비호 없이 이렇게까지 막대한 규모로 성장했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최근 중앙정부의 목소리에 반감을 품고 염증을 느끼는 중국인들 사이에서 
‘CCTV의 이야기에는 일단 반대하고 보자’는 반발심이 형성되었다. 
이는 나아가 공권력에 대한 저항으로 이어졌으며, 모든 사회의 어두운 면과 악의 세력의 배후에는 
이득을 취하는 정부 공무원이 있을 것이라는 의심으로 나타나게 되었다. 
그래서 정부가 아무리 경찰력을 동원해 단속하더라도 대중들은 여전히 단속이 소리만 요란하고 실제 성과는 미미한 쇼에 
불과하다고 여기고 있다.

둥관시의 매춘 단속은 본디 매우 정상적이고 정당한 행위로 어떠한 논쟁의 여지도 없는 정부의 공권력 행사이다. 
하지만 단속 후로 네티즌들은 오히려 ‘둥관 버텨’를 외치며 사회 저층에서 고통받고 있는 성매매 여성을 동정하고 있다. 
또한 중국 공안이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며 힘없는 약자를 짓밟고 있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이렇게 반발심이 형성된 것은 정부의 대변인 역할을 하고 있는 CCTV가 그 공신력을 잃었기 때문이고, 
공권력이 어떠한 제약 없이 남용되며 국민들의 원성을 사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의 뜻과 국민의 뜻이 부딪히며 둘 사이의 신뢰가 무너지자 모든 사건마다 음모론이 등장하며 
중국이 분노와 의심으로 가득하게 되었고 결국 조화로운 사회라는 이상에서 한 발씩 더 멀어지고 있다.


[중국어 원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