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2024. 7. 23. 00:05 “고조부에 대한 한국인들의 인식이 호의적이지 않다는 걸 알고 있습니다. 역사를 잊자는 것도 아닙니다. 그렇지만 그가 평소 어떤 자세로 살아왔는지를 한국에도 알릴 수 있다면 응하겠습니다.” 최근 일본의 1만엔권 새 지폐에 얼굴이 실린 메이지·다이쇼 시대 경제 관료이자 기업가 시부사와 에이이치(1840~1931)의 고손자 겐(63)에게 인터뷰를 요청하자 보내온 답변이다. 며칠 뒤 만난 그는 “정치는 분노를 연료로 삼기에 늘 양국 관계를 물고 늘어지지만 한국과 일본은 친구”라며 “고조부에게는 국적을 떠나 후세대 사람이라면 배울 만한 면모가 꽤 있다”고 했다. 시부사와의 고손자가 이처럼 조심스러워 한 이유는 한국에서 시부사와를 보는 시선이 곱지 않기 때문이다. 시부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