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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멸종위기' 오송단지 금개구리·맹꽁이 이사 간다

바람아님 2015. 5. 31. 08:45

연합뉴스 2015-5-31

 

8월까지 포획, 천혜의 습지 오송 폐기물매립지로 이주

(청주=연합뉴스) 김형우 기자 = 멸종위기에 놓인 금개구리와 맹꽁이를 살리려고 지자체와 환경단체 등이 팔을 걷고 나섰다.

멸종위기 야생생물 보호를 위한 협의회를 구성하고 대규모 '이사' 프로젝트를 마련했다.

협의회는 급격한 환경변화로 서식지를 위협받는 금개구리와 맹꽁이를 포획해 안전지대로 옮긴다는 계획이다.

청주시 오송생명과학단지 등 4곳에는 30일 현재 금개구리는 3천마리, 맹꽁이는 500마리 정도 서식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사단법인 두꺼비 친구들이 2011년 이후 꾸준히 관찰한 결과다.

이 지역은 2008년 10월 개발이 끝난 생명과학단지(463만㎡)를 비롯해 오는 7월 착공하는 오송 제2생명과학단지(328만㎡), 오송역세권 지역(71만㎡), 철도종합시험선로 주변(30만㎡) 등이다.

이곳 자연환경은 재래식 수로나 웅덩이 등 습지가 많아 맹꽁이나 금개구리가 서식하기 좋다.

김종범 아태양서파충류생태연구소 소장은 "금개구리는 개체 수가 축소되면 멸종위기를 맞는 동물"이라며 "오송은 습지가 많은 지리적 장점 덕에 많은 금개구리가 집단으로 서식한다"고 말했다.

이런 오송지역에 대규모 개발사업이 진행된 탓에 금개구리가 생존 위협을 받게 됐다.

급기야 충북 오송지역 멸종위기 야생생물 보호를 위한 협의회가 이달 28일 출범했다. 천혜의 습지가 파괴될 수 있다는 위기의식이 환경단체를 중심으로 널리 퍼진 때문이다.

이 협의회는 환경전문가와 지자체, 오송지역 개발사업자, 환경단체 등 모두 12개 기관과 단체 관계자 20여명으로 구성됐다.

협의회는 오송 제2생명과학단지의 개발이 시작되기 전에 행동을 개시한다. 이 지역의 맹꽁이와 금개구리를 포획, 임시 이주지인 오송생명과학단지 내 청주 산업폐기물 매립지로 옮긴다.

현장 답사는 이달 18일 끝마쳤다.

협의회는 오는 8월까지 오송지역에 서식하는 금개구리와 맹꽁이를 최대한 많이 이주시킬 계획이다. 종국에는 청주산업폐기물 매립지를 생태공원화한다는 게 협의회의 목표다.

두꺼비친구들은 산업폐기물 매립지에 대한 용도변경 의견서를 조만간 청주시에 제출할 예정이다.

청주산업폐기물 매립지(2만6천727㎡)는 2007년 12월 옛 청원군이 폐기물 매립장을 조성하려고 옛 한국토지공사에서 사들인 곳이다.

그러나 오송단지 입주 업체들이 산업폐기물을 자체 처리하면서 매립장이 조성되지 않았다. 지난해 7월 통합 청주시가 출범한 이후에도 활용 방안이 마련되지 않았다.

생태공원화 추진에 대한 청주시의 반응은 신중한 편이다. 담당 부서인 청주시 자원개발과 관계자는 "조금 더 환경적인 측면이나 산업적인 부분에서 활용 방안을 세심히 검토해봐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