人文,社會科學/自然과 動.植物

[그림으로 보는 자연] 나뭇가지가 계단처럼 '층층이'… 멀리서도 눈에 잘 띄어요

바람아님 2015. 6. 4. 10:18

(출처-조선일보 2015.06.04 박윤선 생태 교육 활동가)

요즘 한창 하얀 꽃이 예쁘게 핀 나무들이 있어. 그 가운데 재미난 이름을 가진 나무가 있지. 
바로 층층나무야. 가지가 수평으로 빙 둘러 층층이 나 있어서 그런 이름이 붙었어. 
나무 모양을 눈에 익혀 두면 멀리서도 '아, 층층나무인가!' 싶어. 
우리나라와 가까운 중국과 일본 등에서 떼를 지어 자라는 흔한 나무야. 
추운 날씨도, 오염된 공기나 물도 잘 견디는 편이지.

층층나무 잎을 먼저 살펴볼까? 잎은 전체적으로 둥글둥글 귀여워. 가장자리는 밋밋하고 끝은 뾰족하게 나와 있어. 
잎끼리 서로 어긋나 있지. 
봄날, 나무 아래에서 위를 올려다보렴. 햇빛에 반사된 잎이 환상적으로 보여. 잎 양면엔 미세한 털이 있어.
층층나무
/그림=손경희(호박꽃 '내가 좋아하는 나무')
알고 보면 나뭇잎 한 장만 두고도 관찰할 거리가 꽤 많아. 
일단 눈에 가장 크게 띄는 전체적인 모양이 있고, 살살 만져 보면 털이 있고 없는 게 느껴진단다. 
층층나무처럼 잎 양면에 털이 있는 것도 있고, 한쪽에만 털이 있는 것, 털 없이 매끈한 것 제각각이야. 
털도 길고 꺼슬꺼슬한 것, 층층나무처럼 미세한 것 등 서로 다르지. 
또 색깔도 달라. 나뭇잎도 모두 같은 초록색이 아니야. 
햇볕을 많이 받는 앞면과 뒷면의 색깔이 서로 다른 나뭇잎도 꽤 많아. 
층층나무 잎 뒷면은 하얀색이야. 나뭇잎이 가지에 붙어 있게 만드는 잎자루의 길이, 모양, 색깔도 살펴볼 만하지. 
층층나무 잎자루는 붉은색이야.

층층나무의 작은 가지는 겨울에 짙고 어두운 붉은색으로 물들어. 
많은 어린이가 대개 기둥을 갈색으로 그리지만, 실제 나무는 서로 조금씩 색깔과 파인 모양이 달라. 
층층나무는 조각하거나 합판을 만드는 데도 쓰이고, 지팡이, 목각인형, 가구, 젓가락 등 물건을 만드는 데도 쓰여.

겨울이 끝나고 봄이 되면, 나무들은 부지런히 물을 빨아올려 잎을 내고 꽃을 피우는 데 열심히 써. 
층층나무는 특히 봄에 수액이 많아서, 가지를 자르면 물이 나와. 
이 물이 몸에 좋다고 해서 장을 담그는 데 쓰기도 한대.

층층나무의 꽃봉오리는 마치 밥알처럼 생겼어. 
몽글몽글 맺혀 있을 때도 참 곱고, 꽃잎이 벌어지며 꽃술들이 팡 터진 모습도 가녀리면서도 아주 씩씩해 보여. 
1㎝도 안 되는 작고 귀여운 꽃인데, 꽃잎 4장이랑 꽃받침과 암술 하나 그리고 수술 넷 모두 갖추고 있어. 
꽃잎, 꽃받침, 암술, 수술 모두 있는 것을 '갖춘꽃'이라고 해. 
꽃송이 모양은 마치 포도를 거꾸로 든 것 같지. 
꽃이 핀 자리엔 녹색 열매가 조롱조롱 달려. 그 열매는 가을이 되면 붉게, 다 익으면 검붉게 물들지. 
붉은 열매들이 층층이 달린 모습도 참 아름다워.

층층이 피어 있는 꽃들은 고요해서 층간 소음은 없어. 
대신 은은한 향기를 서로 보태고 더해 열매 맺는 데 도움을 주는 곤충들을 불러 모으지. 
꽃밭에는 층층나무를 한두 그루씩 심어 놓지만, 
산에서 무리지어 자라는 것을 보면 꽃이 피거나 열매를 맺을 때 서로 모여 있어 더욱 아름답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