時事論壇/時流談論

[김윤덕 칼럼] ‘어퍼컷’ 날리기 전에 묵념을 했더라면

바람아님 2024. 6. 5. 00:44

조선일보  2024. 6. 5. 00:15

해병대 채 상병 순직 이은 12사단 훈련병 사망 사건에
MZ가 분노한 이유 알아야
‘닥치고 충성’ 않는 세대 모멸감으로 군기 못 잡아
국힘 ‘연찬회’도 아쉬워 건배 전 묵념할 순 없었나

자식을 군대 보낸 엄마들이 무용담처럼 늘어놓는 ‘눈물의 입소식’을 경험하지 못했다. 코로나 시기에 아들이 입대했기 때문이다. 신병 훈련소 앞에 아이만 떨구고 가라는 지시가 서운해 차에서 내렸다가 군인의 제지를 받았다. 백미러 속 멀어져 가던 까까머리 아이들은 부모에게 잘 다녀오겠다는 인사도 못한 채 거대한 철문 안으로 사라졌다.

국가는 왜 개인의 자유를 나라에 헌납한 젊은이들에게 진심으로 고마워하지 않을까? 국방의 의무를 당연하다 못해 신성하다고 여길 산업화 세대들은 웬 뚱딴지 같은 소리냐고 하겠지만, 그게 요즘 이십대 남성과 부모들 생각이다. 해병대 채 상병 죽음을 비롯해 일련의 군 사망 사건이 현 정권의 지지 기반을 흔들고 있는 것도 이걸 이해하지 못한 탓이라고 생각한다.

군대에서 ‘일개 병사’는 사고로 죽을 수 있다는 인식을 예사로 하는 것도 문제다. 가혹 행위로 숨진 훈련병 장례식날 22대 의원 연찬회를 연 여당도 비난을 피할 수 없다. ‘일개 훈련병’의 죽음이니 왁자한 건배와 구호, 대통령의 어퍼컷이 나와도 괜찮다고 생각한 걸까. 국가엔 일개 병사일지 몰라도, 부모에게는 이 세상 전부이고 우주다. 술이 돌기 전 짧게 묵념이라도 했다면 ‘가짜 보수’ 소리는 듣지 않았다. 북한 주민의 인권은 안타까워하면서 우리 병사들 인권 문제는 왜 매번 진보의 먹잇감으로 던져주고 역공당하는지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잘못했는데 훈육하지 말라는 게 아니다. 훈련 강도를 낮춰 달라는 것도, 월급을 올려달라는 것도 아니다. 분단된 조국을 지키는 일에 병사들이 자부심을 느끼게 해달라는 것뿐이다....그렇잖아도 젊은 층, 중도층을 파고들며 건국 대통령에 대한 자부심, 대한민국에 대한 자긍심을 갖게 해줬다는 영화 ‘건국전쟁’의 공(功)이 물거품 되고 있다는 탄식이 여기저기서 들려온다.


https://v.daum.net/v/20240605001515898
[김윤덕 칼럼] ‘어퍼컷’ 날리기 전에 묵념을 했더라면

 

[김윤덕 칼럼] ‘어퍼컷’ 날리기 전에 묵념을 했더라면

자식을 군대 보낸 엄마들이 무용담처럼 늘어놓는 ‘눈물의 입소식’을 경험하지 못했다. 코로나 시기에 아들이 입대했기 때문이다. 신병 훈련소 앞에 아이만 떨구고 가라는 지시가 서운해 차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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