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2024. 9. 7. 00:41 [아무튼, 주말] [손관승의 영감의 길] 세상을 떠날 때 무엇을 남길 것인가 길을 떠날 때마다 우리는 고민한다. 무엇을 남겨두고 무엇을 챙겨 갈까? 모자, 운동화, 옷, 책을 비좁은 가방에 넣었다 빼기를 반복한다. 심리학자들에 따르면 필요성의 이유만이 아니라 몸에 휴대하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기분이 좋아지는 물건이 사람마다 따로 있기 때문이다.....세계적인 조각가 브루노 카탈라노의 ‘여행자’ 시리즈처럼 가슴이 뻥 뚫린 채 가방을 들고 이동해야 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독일 작가 스벤 슈틸리히의 책 ‘존재의 박물관’에는 2008년 리먼브러더스 사태로 많은 사람이 직장을 떠나야 했을 때의 증언이 담겨 있다. 여직원들은 화분, 사진, 고객의 명함과 함께 대부분 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