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얀 눈밭에 노랗게 핀 복수초의 모습이 마치 눈 속에 파묻혀 있던 작은 토끼 한마리가 눈을 뚫고 나와 눈망울을 깜박이는 듯하다. 겨울 내내 자신을 누르고 있던 눈에 “후후~” 입김을 불어 넣어 간신히 겨울을 녹이며 세상에 얼굴을 드러냈다. 마치 첫 봄을 보는 듯한 놀란 표정을 하고 서 있는 듯하다.
복수초는 뒷발을 까치발 한 채로 몸을 눈 위로 쭉 내밀었다. 눈을 뚫고 나온 잎은 어린 아이가 기지개를 펴 듯 하늘 향해 두 팔을 펼쳤다. 엄마 품에 안겨 푹 자고 일어나 ‘잘 잤다!’ 하며 입을 크게 벌린 모습이 영락없는 귀여운 사내 아이 같다. 겨울 한기를 걷어내던 햇살도 그 모습이 귀여운 듯 그 위에서 미소 짓는다.
겨울 내 지루함과 새로운 봄에 대한 기대가 너무 큰 나머지 이렇게도 빨리 나왔는가 보다. 오름 기슭을 스치고 지나는 바람은 여전히 냉랭함이 감돈다. 바람이 휩쓸고 지나면 어린 복수초 꽃잎이 얼어 비틀어져 떨어질까 조바심이 생긴다.
겨울바람아! 이젠 그만 떠나 가거라!
새로운 봄을 노래하는 노란 복수초에게 희망 세상 넘겨줘다오!
* 복수초(福壽草)는 미나리아재비과에 속하는 여러해살이풀이다. 키는 20~30 센티미터 정도이고, 잎은 잘게 갈라진다. 2~3월에 꽃이 핀다. 얼음을 뚫고 나와 봄을 부른다. 5월에 다른 식물들이 막 신록을 뽐낼 때, 복수초는 휴면에 들어간다. (출처 위키백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