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2019.12.22. 08:06
사상 첫 블랙홀 이미지 촬영 성공
비행기의 음속돌파 순간 포착도
과학저널들도 한 해를 마무리하면서 깊은 인상을 준 과학 사진들을 선정했다. 과학저널 <네이처>는 올해의 과학 사진을 선정하면서 지난 4월에 공개된 사상 최초의 홀 사진을 첫손에 꼽았다. 태양의 65억배 질량에 지름이 160억km에 이르는 초대질량 블랙홀 M87이다. 지구에서 5500만광년 거리에 있다. 이 프로젝트를 위해 세계 8곳의 전파망원경에서 관측한 데이터의 용량이 5페타바이트(1페타는 10의15제곱=1000조)에 이르고, 연구자 347명이 참여했다. <네이처>는 "2019년은 인류가 처음으로 블랙홀 사진을 찍은 해로 기억될 것"이라고 밝혔다.
니콘 스몰월드 콘테스트에서 2위를 한 스탠터(나팔벌레)라고 불리는 단세포 미생물 3마리의 현미경 사진도 <네이처>가 꼽은 사진이다. 이 미생물은 모양이 서양 관악기의 나팔관을 닮았다 해서 `트럼펫 극미동물'(trumpet animalcules)이라고도 부른다. 입구 부문에 난 작은 섬모들은 이동과 먹이 섭취에 쓰인다. 40배 확대한 사진이다.
비행기가 음속(초속 340m, 시속 1224km) 이상의 속도로 날아갈 때 생기는 충격파 ‘음속 폭음’(sonic boom)을 포착한 사진도 있다.
미국항공우주국(NASA)이 동원한 두 대의 초음속 제트기 ‘T-38'가 고도 9km 상공을 날며 음속을 돌파하는 순간을 그 위를 날던 비행기에서 촬영했다. 두 제트기간 거리는 9m다. 음속보다 비행기가 빨라지면 이전의 음파와 겹쳐쳐 귀청이 찢어질 듯한 폭음이 들리는데 이것이 소닉붐이다. 이번 촬영은 저소음 초음속기 연구개발 과정의 하나로 진행됐다.
위 사진은 <네이처>가 9월에 선정한 ‘이달의 과학사진’ 가운데 하나다. 지구 온난화의 영향으로 얼음이 매우 얇아진 것을 알 수 있다. 이번 여름 그린란드 내륙의 온도는 평균 12도를 웃돌았으며, 불과 5일 사이에 얼음 550억톤이 녹았다고 <네이처>는 밝혔다.
<네이처>와 쌍벽을 이루는 과학저널 <사이언스> 편집진도 올해의 과학사진으로 19점을 뽑았다. 위의 사진 제목은 ‘천상의 날씨’다. 고도 18km 성층권까지 치솟은 거대한 규모의 뇌우(번개와 천둥을 동반한 폭풍우)다. <사이언스>는 "과학자들은 이렇게 선을 넘어선 뇌우에 동반하는 화학물질이 지구를 보호하는 오존층에 해를 끼치는지 연구하고 있다"고 전했다.
곽노필 선임기자 nopil@hani.co.kr, ▶곽노필의 미래창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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